이 기사는 2014년 06월 26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제과가 '길리안 초콜릿 카페' 1호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롯데'와 '길리안'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2008년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Guylian)'을 인수했으나 그간 사업성과는 뚜렷히 드러낼만 한게 없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최근 길리안 초콜릿의 노하우를 녹여낸 카페를 제2롯데월드에 론칭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7월 인수 이후 5년 만에 본격적으로 추가사업을 펼치는 셈이다.

롯데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롯데는 롯데만의 길리안 카페 모델을 세우고자 고민해왔다"며 "이번 1호점을 계기를 향후 사업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페의 메뉴부터 내부 인테리어 등 최종 콘셉트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2롯데월드몰에 입점하는 만큼 오픈 시기는 당초 예정됐던 6월 말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는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다. 기존 호주에서 운영중인 길리안 초콜릿 카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안 초콜릿 카페'에서는 기존 조개껍질 형태의 시쉘(seashell) 초콜릿 이미지를 넘어서, 정통 초콜릿의 다양한 레시피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일본 롯데와 손을 잡고 지난 2008년 벨기에의 초콜릿 회사 길리안(Guylian)을 전격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억500만 유로, 한화로 약 1700억 원에 달해 흔치 않은 대규모 아웃바운드 M&A로 꼽혔다. 특히 길리안은 이태리의 페레로로쉐(Ferrero Rocher)·스위스의 린트(Lindt)와 더불어 세계 3대 초콜릿 브랜드로 꼽히는 만큼 탄탄한 인지도를 통해 롯데제과가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따랐다.

그러나 인수 이후 길리안 사업은 뚜렷한 성과를 낳지 못했다. 인수 당시 보도에 따르면 길리안이 세계 곳곳의 현지 법인을 통해 벌어들이는 한 해 매출 규모는 약 1300억 원에 달했다.

롯데제과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길리안 매출액은 1122억 원(2010년 기준). 이듬해 2011년, 1163억 원 수준으로 매출이 소폭 증가한 이후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16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프리미엄 박스 초콜릿 시장은 세계적인 글로벌 식품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 단조로운 포트폴리오로는 성장을 견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매출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길리안의 주력 매출 경로는 면세점"이라며 "특히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고급 초콜릿의 이미지가 있다 보니 매출처를 다각화하고 제품 라인에 변화를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의 프로모션·광고·홍보를 통해 시즌성 제품과 선물용 초콜릿의 경쟁상황은 나날이 치열해 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롯데제과는 카페 사업을 통해 또 한번 성장성을 시험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 다양한 메뉴는 물론 '카페'라는 컨셉을 통해 보다 친숙하게 인지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길리안은 과거 카페 사업에서 한 차례 쓴맛을 본 적이 있다. 피인수 전 본사가 벨기에에서 운영했던 카페는 경영상의 이유로 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호주에서만 이미 길리안 초콜릿 카페가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에서는 초콜릿 기반의 케익 및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과 프랜차이즈 사업에 노하우가 있는 롯데그룹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이 집중된 될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며 "그간 다수의 M&A를 통해 사업을 키워온 롯데가 아웃바운드 딜을 통해 취득한 사업체 역시 롯데의 색채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