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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중국 진출 실패 후 재도전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진출 5년만에 사업 철수....실패 사례 분석 후 합작

김선규 기자공개 2014-07-09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3년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한국 패션계를 강타할 즈음 의류사인 B사는 대표브랜드인 K를 중국 내수시장에 론칭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B사는 국내 의류시장의 성장 한계성과 매출증대를 위한 돌파구로 중국 내수시장을 선택했다. 동질적인 문화요소와 한류, 그리고 중국 패션산업이 일본보다는 뒤떨어졌다는 판단 아래 중국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B사는 실패했다.

사전준비와 시장조사를 소홀히 한 점, 중국의 넓은 영토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문화와 법규가 경제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점, 인재확보와 직원관리의 어려움을 모르고 진출한 점 등이 실패 이유로 뒤늦게 꼽혔다.

현대홈쇼핑이 처음 중국에 진출한 건 2003년이다. 중국은 이듬해 말 외국유통자본의 지역 및 점포 수, 지분구조 등에 대한 제한을 풀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소매시장은 2000년 이후 매년 9%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하던 시기다. 시장개방과 함께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물류, 신용카드, 초고속 인터넷 등 홈쇼핑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거의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들이 중국진출을 타진했고 현대홈쇼핑도 그들 중 한 곳이었다.

결과는 실패. 진출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유는 B사와 다를 게 없었다. 현대홈쇼핑은 기업인수 방식으로만 중국을 진출했다. 기대와 희망만을 안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백전백패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달은 현대홈쇼핑은 전략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11년 '재주생' 현대홈쇼핑은 다시 중국에 법인을 세웠다. 이번엔 합작형태로 진행했다. 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홈쇼핑의 고민이 드러난다. 현대홈쇼핑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5%를 포함해 35%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중국 북경 현지 사정에 밝지 못하고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을 예상한 현대홈쇼핑은 중국 전 지역의 홈쇼핑 라이선스를 보유한 가유홈쇼핑(33%), 상하이 케이블 공기업인 동방유선의 자회사인 동방이푸(32%)을 경영에 참여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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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현대홈쇼핑은 TV 홈쇼핑을 방영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를 한번에 확보할 수 있었다. 가유홈쇼핑을 통해 TV홈쇼핑을 방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할 수 있었고 동방이푸와 덕분에 안정적인 채널을 확보했다. 2003년 때처럼 채널 확보를 위해 베이징 CCTV의 높은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었고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홈쇼핑업체와 싸울 필요가 없었다.

한번의 실패가 준 경험은 현대홈쇼핑을 달라지게 했다. 현대홈쇼핑 중국법인의 실적은 빠르게 개선됐다. 설립 이후 적자상태를 지속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해마다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 실제 중국 현지법인은 지난해 4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의 83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다섯 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전에 중국진출에 실패했던 경험으로 해외진출에는 진출국가의 정책규제 외에도 변수와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전 경험을 거울 삼아 진출 전략을 변경하고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한 덕분에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법인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자 그간 보수적 자세를 취했던 현대홈쇼핑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늦깎이 해외 진출 기업이 됐지만 속도만큼은 월등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월 베트남 진출을 위해 현지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에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의 중국진출 성과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며 " 다른 국가로 진출할 때도 중국시장에서 이룬 결과물 교훈 삼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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