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될성부른 나무' 찾아라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지역별 맞춤형 제품 공략...무역상 활용 비용 최소화
신수아 기자공개 2014-07-11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로 대표되는 빙그레. 내수시장에 특화되어 있던 빙그레의 제품은 최근 몇 년 사이 '의외의' 시장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는 '바나나맛우유'와 브라질 월드컵 인기 제품으로 떠오르며 아메리카 대륙에 안착한 '메로나'가 그 주인공이다.빙그레는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액 500억 원을 달성했다. 2008년 150억 원, 2010년 약 200억 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을 생각하면 약 5년 사이 규모가 3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연매출액이 8050억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출 규모는 전체의 약 6~7%를 차지한다. 5년 전엔 약 2%에 불과했다.
빙그레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지극히 내수 시장에 맞춰져 있다. 유음료 중심의 냉장 사업 부문과 아이스크림·스넥 중심의 냉동·기타 사업 부문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어느 덧 연매출 8000억 원을 넘어서는 건실한 식음료 업체로 성장했지만 내수 시장이 포화되며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신사업을 발굴하지 않는 한 현재 상황에서 성장성의 해답은 '수출'에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5년 사이 빙그레가 수출액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수출제품의 선택과 집중. 가능성을 검증 받은 딱 하나의 '될 놈'을 골라 특정 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수출할 때는 전략적으로 품목을 줄여 한 두 제품에 집중한다"며 "상대적으로 해당 국가의 로컬 브랜드에 밀려 유통 채널의 '진열대'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빙그레는 약 12가지의 제품을 미국·캐나다·브라질·아르헨티나·홍콩·대만·중국·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바나나맛 우유를 통해 공략하고 있으며, 북·남미 시장에는 메로나를 주로 수출하고 있다.
식음료 사업은 각 국의 독특한 문화적인 요소가 바탕에 깔린 만큼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다. 자국에서 인기를 끌어도 해외 시장에선 입맛에 맞지 않는 실패작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의 어떤 히트 제품이 어떤 시장에서 성공리에 녹아들 수 있는지를 사전에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숱하게 많은 히트상품을 동시 다발적으로 선보이기엔 고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빙그레는) 현지에 없는 제품 위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바나나맛우유는 중국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역으로 중국 시장에 안착한 케이스며 메로나 역시 자국에선 보기 드문 부드러운 식감의 과일맛 빙과류가 북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의 수출 전략이 빛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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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는 각 해외 시장의 특정 인기요소를 갖추고 있는 소수의 제품을 공략해 수출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바나나맛우유는 중국 시장에서만 지난해 단일 매출 150억 원을 기록했다. 3가지 과일맛 메로나는 북·남미 시장에서만 매년 60억~7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메로나의 아시아 시장의 인기까지 감안하면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는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나친 사업 확대를 위해 고비용을 투입하지 않는다. 빙그레는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지 않다. 전체 수출의 30%이상을 견인하는 중국 시장이지만, 오직 현지 무역 업체를 통해 국내 생산 완제품을 유통시키는 구조다. 수출액의 절대액을 감안했을 때 현재 상황에서는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법인 설립은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이다.
다만 빙그레는 날로 매출액이 늘어나는 브라질에 최근 현지 법인을 하나 세웠다. 이 역시 오랜 검토를 바탕으로 했다. 먼저 수년간 계속된 꾸준한 매출을 통해 일시적인 인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한 비교적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날씨 상황도 국내와 정반대이기 때문에 본사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도 현지 법인이 필요하다는 사정도 반영됐다. 오랜 준비 후 내린 결정인 만큼, 사업 정착 후 생산라인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될성부른 제품'을 찾아 선택과 집중하는 빙그레. 비용을 최소화하며 효율을 극대화 하는 해외 사업 전략이 또 다른 모습의 신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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