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공고한 파트너십' 해외진출에 독되나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도입품목으로 국내매출 탄탄...원료 수출 외엔 해외사업 의지 부족
장소희 기자공개 2014-07-14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동아제약의 공백과 함께 단숨에 제약업계 최강자로 떠올랐다.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유한양행과 앞다퉈 손을 잡은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원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파트너사의 도입품목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며 '1조 클럽' 가입이 점쳐진다.파트너사들은 내수시장에서 유한양행에 '귀인'이 됐을지 몰라도 해외시장 진출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내수시장에서 도입품목 판매로 실적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탓에 성과를 얻기 어렵고 리스크가 큰 해외시장으로 쉽사리 눈길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재 유한양행의 해외시장 매출을 채우는 것은 원료의약품이다. 유한양행 전체 매출의 15% 가량이 여기서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유한양행의 매출액 9436억 원 중 수출로 1343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90% 이상이 원료의약품 매출이다. 항생제, 에이즈치료제, 당뇨병치료제, 소염효소제 등의 원료를 유한화학에서 생산하면 이를 유한양행이 수출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도 국내에서 관계를 맺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한양행에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를 공급하는 길리어드(Gilead Sciences Limited)사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에이즈(AIDS) 치료신약 원료를 공급 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에 매해 300억~500억 원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69억 원으로 수출 규모를 키우기도 했다.
또 다른 다국적 제약사인 와이어스(WYETH-AYERST LEDERLE, INC.)사와는 지난 2007년 PMH (페니실린계 항생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7년간 1400억 원 규모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32억 원 어치를 판매했다. 와이어스사는 국내에서 유한양행과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프리베나13'의 공동 판매를 맡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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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수출로 해외시장에 발을 들이기는 했지만 해외법인 설립이나 현지 생산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해외사업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해외법인은 따로 없고 지난 1992년 지분투자에 나선 인도 현지 제약사(인도 G.T.B.L)가 유일한 해외 투자 사례"라며 "하지만 투자규모가 크지 않고 이 곳과 직접적으로 사업을 함께 하는 것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수익보다 치러야 할 비용이 크다는 점이 국내시장에 머무르는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현재 국내 제약사들 중에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곳들은 대부분 오너의 비전에 따라 시작한 경우고 국내서도 충분히 수익이 나는 유한양행이 리스크 큰 해외 직진출을 감행할 이유가 없다"고 해석했다.
유한양행이 해외시장에 선보일 특출난 제품이 없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2005년 국산 9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위궤양치료제 '레바넥스'가 유일하게 중국과 인도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는 '마미아이', '나보타', '헌터라제' 등 대표 제품을 앞세워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고 있다. 반면 유한양행은 상대적으로 해외시장에 내놓을 파이프라인이 부족해 해외진출에 주저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판단에 따라 해외진출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지만 유한양행의 경우 국내 매출이 든든하고 파이프라인 구축이 덜 됐다는 점으로 봐서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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