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8월 0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쿠전자의 상장 과정을 살펴보면 가업 승계용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창업주 구자신 회장이 장남인 구본학 대표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차남 본진씨에게는 두둑한 현금을 챙겨주며 가업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공모 구조가 100% 구주 매출 방식인만큼 공모 자금은 보유 지분을 가장 많이 내놓은 구주주의 자금이 된다. 바로 쿠쿠전자 구자신 회장의 차남 구본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구씨는 이번 상장을 통해 보유 주식 287만7980주(29.36%) 가운데 147만504주(15.00%)를 매출하고 1529억 원의 현금을 가져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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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의 가업 승계는 지난 2006년 구 회장이 구 대표를 자회사 쿠쿠홈시스 대표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구 대표 취임 후 쿠쿠홈시스의 실적 상승이 거듭됐고 끌어올린 수익성을 통해 쿠쿠전자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다.
2012년 12월 쿠쿠홈시스는 쿠쿠전자와 합병했고 구 대표가 33.1%의 지분으로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됐다. 동시에 구자신 회장의 지분율은 합병 전 24.84%에서 9.32%로 떨어지면서 경영권은 장남에게 고스란히 넘어갔다.
다만 차남 본진씨의 경우 쿠쿠전자 내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보유 지분이 287만 7980주(29.36%)에 달했다. 구 대표 지분(324만 5380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안정적인 장자 승계를 위해서라도 구씨의 지분 매각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결국 상장을 통해 구씨가 보유 지분을 낮추면서 구 대표는 경영권의 안정화를, 구씨는 1500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됐다.
문제는 공모액의 절반이 넘는 자금이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인물에게 유입됐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씨의 정확한 자금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쿠쿠전자와는 관련 없는 곳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쿠쿠전자가 지난 22일 기업설명회(IR)을 통해 밝힌 상장 목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 해외 진출 등 당초 상장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쿠쿠전자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4만 5346주의 자사주도 내놨지만 공모가로 환산할 경우 47억 원에 불과하다. 해외 진출을 꾀하기에는 매우 적은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쿠쿠전자가 신주 모집이 아닌 자사주를 매각한 것 역시 원활한 경영 승계 작업의 수단일 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자사주 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신주 모집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지분 희석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쿠쿠전자의 경우 이번 기관 수요예측에서 블랙록, 피델리티 등 해외 유명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투자 의사를 밝혔던 만큼 현재의 수익성과 사업성만으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밥솥 시장 점유율 1위의 안정적인 사업성과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해외 진출은 승산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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