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끝 화력발전 품은 삼탄, 갈 길은 첩첩산중 시너지 효과 얻기까지 걸림돌 산적… 난관 극복할지 주목
이재영 기자/ 정호창 기자공개 2014-08-11 11:09:32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5일 1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연탄 채굴 판매기업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며 숙원이었던 발전사업 진출의 꿈을 이루는데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당초 설정한 전략적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동부발전당진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삼일PwC는 지난 4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탄을 선정해 통보했다. 이로써 삼탄은 STX에너지, 동양파워 인수 실패를 넘고 3수 끝에 민간화력발전 사업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60년대부터 유연탄 사업을 시작한 삼탄은 90년대 접어들며 국내 광산들을 정리하고 활발한 해외진출을 시작해 몽골, 호주 등지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해왔다. 연간 최대 4000만여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키데코 광산을 보유 중이며 일본 마루베니, 한국중부발전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찌레본 석탄화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삼탄은 그간 에너지·자원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유연탄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소비할 장기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탄이 지난해부터 STX에너지, 동양파워 등 발전사업체 매물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다.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확정하게 되면 유연탄 생산 물량의 안정적 공급처를 자체 보유하게 된다. 아울러 1100MW급(550MW 2기) 규모의 화력발전소 운영을 통한 고정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삼탄이 동부발전당진 인수로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인도네시아 키데코 광산 생산물량을 동부발전당진을 통해 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탄이 보유한 키데코 광산의 유연탄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는 고열량·고품질 제품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고열량탄의 수요는 대부분 일본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수요가 급감해 삼탄으로선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초과 생산 물량을 인도네시아 찌레본 발전소와 동부발전당진을 통해 소화하겠다는 것이 삼탄의 대응전략이다. 하지만 외부에 제 값을 받고 팔아야 할 고열량탄을 발전소 연료로 자체 소화하게 되면 오히려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발전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민간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수익성이 의외로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과도 연결된다. 정부는 민간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의 매입가를 결정하는데 있어 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와 '석탄복합화력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간 한전 발전자회사에만 적용됐던 정산조정계수가 민간 석탄화력발전 사업자에게도 적용되면 당초 기대치보다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발전업계의 예상이다.
삼탄 입장에선 고비용 저수익 문제에 봉착할 수 있는 셈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 계획안으로 인해 민간 발전사업자가 수익을 내려면 발전원가 절감이 필수적인데 석탄 트레이딩과 발전소 운용 경험이 일천한 삼탄이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고품질의 키데코 광산 생산분을 화력발전에 사용한다면 사실상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동부발전당진이 갖고 있는 사업 리스크도 걸림돌이다. 2018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발전소 건설 전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최종 승인을 아직 받지 못한데다, 사업부지의 매입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경영권 인수 후 모두 삼탄이 풀어야 할 숙제다.
가장 큰 리스크는 송전로 확보 문제다. 동부발전당진은 2013년 말 한국전력과 주송전로(765㎸ 송전망) 이용에 대한 '송전용전기설비이용계약'을 맺었지만, 한전은 동서발전의 당진발전소 9, 10호기 및 동부발전당진의 그린발전소 등을 위한 예비송전로 건설비용 분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주송전로의 용량 포화로 인해 기술적으로 동부발전당진의 전력생산분을 포함시킬 수 없다면 예비송전로를 건설해야만 한다"며 "한전은 '예비' 목적의 송전로를 건설하려면 발전사업자가 공사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자칫 동부발전당진이 수천억 원의 비용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송전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동부발전당진이 발전소 건설을 완료하고도 생산전력을 판매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삼탄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른다"며 "인수 후 운용전략을 충실히 세워야만 당초 기대한 인수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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