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율 완화' 은행채 공급부족 해소할까 [Market Watch]은행권 대출여력 30조↑…순발행 기조로 전환할 듯
임정수 기자공개 2014-09-18 10:10:45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예대율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면서 장기간 이어져 온 은행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예대율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은행권의 대출 여력은 수신을 늘리지 않고도 30조 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권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기반으로 은행채 발행 물량을 확대할 공산이 높다는 것이다.◇ 은행 후순위채 상환으로 은행채 수급 불균형 심화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 은행권은 올 들어 15조 원에 가까운 은행채를 순상환했다. 월별 순상환액은 만기 도래 채권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순상환 기조는 매월 꾸준히 이어졌다.
9월에도 현재까지 약 3조 9000억 원어치가 순상환 됐다. 같은 기간 은행채 잔액은 160조 3000억 원에서 145조 5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은행채 순상한 기조는 정기예금 등 수신 증가 속도에 비해 대출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은행채를 발행할 유인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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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만큼만 대출을 늘려야 하는 예대율 규제의 한계도 은행채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바젤III 시행을 앞두고 자본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후순위채를 은행들이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약 11조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가 만기 도래했다.
공급 물량이 급감하면서 은행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지속됐다. 은행채 수요가 여전채 등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채와 여전채의 스프레드 축소로 이어졌다. 연초 30bp 수준이던 AAA급 은행채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최근에 18bp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채 발행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은행채 발행마저 감소하면서 금융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은행채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여전채 등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여전채 스프레드도 축소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예대율규제 완화' 은행채 수급해소 시발점 되나
은행채 순상환 기조는 10월부터 일 순발행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대율 규제 완화책이 10월부터 시행되면서 은행채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 8월 말 예대율 산정 시 정책자금 대출을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업감독규정시행세칙 개정안을 내 놓았다. 이에 따르면 온렌딩대출(10조 원), 농립정책자금대출(8조 원), 새희망홀씨대출(3조 원) 등 특정 정책 목적으로 집행된 대출은 예대율 산정에서 빠진다. 예대율 규제만을 높고 보면 이번 규제 완화로 은행권은 21조 원 규모의 대출 여력이 생긴다.
당국은 또 잔존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을 예금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은행권 전체 원화예수금(1000조 원)의 1%(10조 원) 한도 내에서만 허용된다. 이를 고려하면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10조 원가량 추가로 증가한다.
현재 금융감독 당국은 은행의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추도록 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예대율을 90%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은행들은 수신을 늘리지 않고도 총 30조 원에 이르는 대출 여력이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대출금리를 거의 낮추지 않았다"면서 "예대율 규제로 생긴 대출 여력을 활용해 영업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늘어나는 대출만큼 은행채 발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기 도래하는 후순위채도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으로 대체되면서 은행채 잔액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까지 만기 도래한 후순위채를 현금으로 상환한 은행들이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는 4분기부터 코코본드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여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대출을 무작정 확대하기는 어려워 은행채 발행이 확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은행채 수급 불균형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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