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그룹 오너가, 알짜 현금창고 '라이팅·서봉' 이익 잉여금 3천억 육박..승계 활용 여부 관심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18 06:5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그룹 오너가 소유 비상장 계열사들의 자금 여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와 그룹 수직계열 체제 확립 덕에 회사 내부에 쌓인 잉여금이 3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그룹 승계 절차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향후 이들 계열사 지분 활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SL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SL이 있다. SL그룹은 지난 2007년 핵심 사업 계열사인 ㈜SL과 SL테크 합병을 통해 2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K.D.S와 에스에이치비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SL과 이충곤 회장의 장남 이성엽 사장이 5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던 에스엘테크를 하나로 합치면서 자연스럽게 오너 2세가 SL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거래 전 ㈜SL 지분 9.56%만 보유하고 있던 이성엽 사장은 합병 결과 지분율이 28.72%까지 확대,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반면 이 회장 지분율은 17.41%로 줄어들었다. 이어 차남인 이승훈 사장 17.06%, 장녀 이지원씨 2.9%, 모친 유정숙씨 0.68% 등의 순으로 오너가 지분구조가 바뀌었다.
현재 ㈜SL은 K.D.S(Inteva Products)와 HSL일렉트로닉스(헬라), 에스에이치비(HBPO) 등 주요 합작 계열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며 지배구조를 공고히 확립하고 있다. 다만 합작사를 제외한 그룹 계열사들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스엘라이팅과 에스엘서봉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계열사들은 안정적인 내부 일감과 매출처 확보를 통해 고속 성장하면서 상당한 자금력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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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엘라이팅은 자동차용 램프 전문 제조 업체다. 이충곤 회장 지분율이 14.2%며, 이성엽 사장과 이승훈 사장도 각각 13.87%, 10.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충곤 회장이 세운 에스엘서봉재단 측 보유 지분율도 10%에 달한다. 에스엘라이팅은 수 천억 원 규모의 내부 일감을 발판 삼아 고속 성장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126억 원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1847억 원을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전년도와 비교해 내부 거래 총액(1266억 원)과 비율(50%) 모두 늘었다. 폴란드법인과 미국법인 등이 주요 고객사였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 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47억 원까지 쌓였다.
에스엘서봉도 이충곤 회장 등 개인 대주주 지분율이 26.14%나 된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기아차그룹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급부상하면서 에스엘서봉 역시 수혜를 받았다. 지난 2008년 1357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5년 만인 지난해 2699억 원까지 증가했다. 영업을 통한 수익 창출이 수년 간 이뤄지면서 지난해 이익 잉여금이 1188억 원까지 늘어났다.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들의 미처분 이익 잉여금 총액이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에스엘라이팅과 에스엘서봉은 매년 각각 총 8억 원, 20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확실한 사업력과 재무 여력을 갖춘 핵심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이 지분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SL그룹이 여전히 2세 승계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매각과 배당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SL 관계자는 "에스엘라이팅과 에스엘서봉 모두 수익성 높은 램프 사업 계열사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실적이 좋다"며 "해당 기업들을 향후 어떻게 활용할지는 최고 경영진들이 고민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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