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등급 강등, 타이밍 적절했나 [Rating Watch]최근 실적 호조세 감안하면 무리한 평정 vs 계열 지원 가능성 없어 A+타당
민경문 기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4-10-16 09:31:37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4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떨어뜨린 것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난해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긴 했지만 올 들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데다 여전히 안정적인 재무 안정성을 유지해 왔던 대림산업이기에 이번 등급 강등의 충격파가 적지 않아 보인다.◇크레딧업계 "최근 실적 개선세·자회사 턴어라운드 고려하면 성급한 등급 평정"
한신평은 지난 7일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그 동안 국내 신용평가 3사는 AA-(부정적) 등급을 부여해 왔던 상황이었다. 한신평은 2013년 해외 플랜트 손실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외 플랜트에 추가 원가투입이 발생하면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 국내 예정 주택사업의 수익성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회사채 시장은 대림산업의 등급 강등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크레딧 애널리스트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지난해 해외 플랜트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입기는 했지만 올 들어 꾸준히 흑자를 이어가고 있던 상황"이라며 "더구나 국내 건설사 가운데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유지해 왔던 회사로 잘 알려져 있어 이번 평정은 다소 의외의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만 3195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대림산업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546억 원, 871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영업이익을 잠식해 온 원가율 상승 압박이 완화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2분기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부터는 다시 실적이 꺾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해외 플랜트 부문 손실이 끝났다고 단정짓기도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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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과 동급으로...재무지표는 여전히 'AA- 수준'
이번 등급 강등으로 대림산업은 'A+'인 GS건설과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됐다. 롯데건설, 대우건설의 유효등급은 A0로 내려간 지 오래다. 시장에서는 등급 매트릭스(matrix)를 고려할 때 GS건설이 A+에서 내려갈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한신평은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그룹 지원 가능성과 최근 실적 개선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의 영업수익성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재무 구조만 보면 아직 AA급 회사들과 견줄만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실제 대림건설의 올해 상반기 개별 기준 대림산업의 부채비율은 108.47%로 AA-급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의 부채비율은 각각 157%, 131%이었다. 그만큼 지난해 대규모 손실로 인한 자본 규모 감소가 제한적이었다는 해석이다.
한신평은 앞서 대림산업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트리거(조정 순차입금+조정PF/EBITDA 4배 이상, 자본 대비 조정부채 비율이 120% 이상)를 제시하긴 했지만 최근 재무지표를 보면 이를 기준으로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해 상반기 대림사업의 자본 대비 조정부채 비율의 경우 96%로 트리거 기준보다 훨씬 낮았다.
그 동안 대림산업의 신용도를 갉아먹었던 자회사 역시 최근에는 턴어라운드 분위기다. 대림산업은 올 상반기 삼호, 고려개발 등 계열건설사로부터 총 48억 원의 지분법 이익을 올렸다. 실적 악화로 워크아웃을 연장했던 삼호는 흑자폭을 키우며 계열건설사의 이익 창출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고려개발 역시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 AA-과 A+는 업계에서 한 노치(notch)의 이상의 차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대림산업의 등급 전망을 '네거티브'로 조정한 시점이 올해 4월인데 그 동안 재무 변동성의 폭이 적었던 상황에서 다소 성급하게 등급을 내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 "계열 지원 없다는 점 고려하면 A+ 등급 맞아"...한기평·NICE신평의 평정 추이에 주목
이번 대림산업의 등급 강등이 예상된 결과였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운용사 크레딧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자체의 신용도만 보면 A+가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대림산업의 경우 해외 플랜트 부실이 커져가는 시점에서 진작 등급을 내렸어야 하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등의 신용등급이 AA-인 것은 각각 현대자동차와 포스코그룹의 계열 지원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별도 계열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대림산업의 경우 처음부터 A+가 한계였다는 것. 이 관계자는 "한국신용평가 입장에서는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다보니 등급 매트릭스 상 롯데건설, 한화건설의 신용등급 역시 낮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비록 A+ 등급이 됐지만 그 동안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왔던 만큼 신용도 회복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연말 정기 평가에서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과연 한국신용평가의 평정에 보조를 맞출 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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