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형펀드 '메카'로 부상한 '하나은행 PB센터' 하이일드·이머징채권·단기하이일드·뱅크론펀드 등 해외채권형펀드 계보
박상희 기자공개 2014-10-29 08:42:57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5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채권형펀드를 흥행시키려면 '하나은행 PB센터'를 공략해라."하나은행 PB센터가 해외 채권형펀드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하이일드펀드 첫 론칭을 시작으로 글로벌 이머징 채권펀드, 단기하이일드채권펀드, 뱅크론펀드 등 해외 채권형펀드를 대중화시키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해 왔다.
해외 채권형펀드를 비교적 많이 출시하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출시 전부터 하나은행 PB사업부와 협의를 통해 전략적 판매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PB센터 주 고객인 고액자산가(HNWI)를 먼저 공략하고 일반 고객에게 푸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최근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뱅크론펀드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나은행 PB센터 "하이일드펀드 환매 후 뱅크론펀드 갈아타라"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H)[대출채권]'의 경우 상품 출시와 함께 하나은행 PB센터에서 독점 판매되다시피 했다. 이 펀드는 현재 순자산이 1000억 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700억 원 가량이 하나은행 PB센터에서 판매됐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의 경우 하나은행이 판매사로 뒤늦게 합류했다. 출발은 늦었지만 판매금액의 25% 가량을 하나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이 역시 하나은행 PB센터 위주로 판매된 것이다.
하나은행이 뱅크론펀드로 눈을 돌린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및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인기를 끌어왔던 단기하이일드펀드를 대체할 상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뱅크론은 주로 3개월 만기의 리보 금리(런던은행간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시 추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된다.
하나은행 PB사업부 관계자는 "뱅크론펀드 출시 이후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 및 JP모간단기하이일드펀드에 투자했던 PB센터 고객들이 자금을 환매하고 뱅크론펀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하이일드펀드의 올해 성과는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면서 순자산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1조 원을 바라보던 'JP모간단기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은 60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6~8% 대 수준이던 수익률은 연초 이후 성과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일드펀드→글로벌 이머징채권펀드→단기하이일드펀드→뱅크론펀드
하나은행이 해외 채권형펀드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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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하이일드펀드인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 보인 곳이 바로 하나은행 PB센터다. 월지급식 형태의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도 이곳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이머징채권펀드가 주목받던 2010년에는 '피델리티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템플턴글로벌증권자투자신탁(채권)' 등 이머징채권 상품에 집중했고, 2012~2013년에는 JP모간단기하이일드펀드 등 단기하이일드상품 판매에 힘썼다.
이 중 JP모간단기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형펀드는 모두 PB센터에서 단독 판매되다 추후 일반 지점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썼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덜 한 고액자산가들이 포진해있는 PB센터를 먼저 공략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국내에서 크게 유행한 해외 채권형펀드의 계보를 써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며 "하나은행 고액자산가들이 주식형 상품보다는 안정적이면서 해외 펀드이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채권형펀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자회사로 출발한 하나은행 HNWI 확보..전통적으로 채권형상품 선호도 커
한국투자금융이라는 단자(短資) 회사로 출발한 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을 많이 확보한 은행 중의 하나다. 자산가들이 고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지키는 자산관리를 하다보니 채권형상품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채권형상품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미국달러표시채권(KP)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은행·신한은행 등이 발행한 KP를 리테일을 통해 개인 고객에게 판매한 것이다. 보험사 등 기관투자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KP의 대중화를 이뤄냈다. 당시 리테일에서 판매된 KP 판매금액만 500억 원가량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시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달러표시채권이 채권 이자와 자본 수익을 합쳐 연간 10% 정도의 수익을 냈다"며 "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자산가들이 해외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PB센터는 해외채권형펀드를 찾는 고액자산가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기적으로 우량한 상품 발굴에 힘쓴다. 달러표시채권에서 하이일드채권펀드로, 이머징채권펀드에서 다시 단기하이일드펀드로 갈아 타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이 신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빨라 출시 이후 바로 가입하고 1~2년 주기로 상품을 갈아타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고객이 별로 없다"면서 "선순환이 이뤄지다보니 PB센터에서 판매하는 채권형펀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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