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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ASP 상승, 원화강세에 '머쓱' 수출 ASP상승폭, 달러/원 환율 하락폭에 못 미쳐

권일운 기자공개 2014-10-27 09:48: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4일 12: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3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원화강세를 꼽았다. 해외에서의 판매단가(ASP) 상승을 통해 최대한 실적 악화를 만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SP 상승 폭이 달러/원 환율 하락 폭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사장)은 24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3분기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대해 "3분기 평균 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원이나 하락한 1042원에 불과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신흥 시장 가운데서 판매 비중이 높은 러시아의 루블 환율 역시 분쟁 등으로 인해 폭락했다.

기아차는 원화강세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판관비 축소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지난 3분기동안 기아차가 쓴 판관비는 5조 9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억 원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이 감소하는 바람에 전체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은 14.4%로 변함이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아차는 신차 출시에 따른 ASP 상승 효과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다. 기아차가 지난 7월과 8월에 연이어 출시한 RV(레저용 차량)인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는 준중형이나 중형 승용차에 비해 훨씬 판매 단가가 높다. 실제로 이들 차량은 내수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기록했고, 승용 차종의 판매 부진을 만회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도 RV와 카덴자(국내명 K7) 등 고가 차종의 판매가 증가했다.

자연스레 기아차의 차급별 판매 비중에도 변화가 생겼다. 3분기까지의 기아차 차급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승용 차종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가은 기간 66.9%에서 65.6%로 감소했다. 반면, RV 비중은 28.4%에서 29.8%로 1.5%포인트 늘어났다.

고가 차종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기아차의 ASP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내수 판매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1900만 원이었던 ASP가 1930만 원으로 1.4% 높아졌다. 수출 차량은 대당 1만 3700달러에서 1만 4200달러로 3.9%나 올랐다.

ASP 상승은 판매량 증가(전년 동기대비 8.8%)와 맞물려 원화 강세의 방패 역할을 했다. 덕분에 달러와 유로, 루블 등 주요 시장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매출 감소는 1%에서 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출 물량이 내수보다 3배 가까이 많은 특성 탓에 환율의 영향을 완전히 비껴가기는 어려웠다. 수출 물량의 ASP를 4% 올린다고 해도 6%에 달하는 달러가치 하락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기에 수출 대비 ASP가 20% 이상 높은 내수 판매 감소까지 겹치며 영업이익이 18%나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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