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12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단연 밸류에이션이다. 공모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발행사는 공모 자금, 주관사는 수수료,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이 달라진다.밸류에이션의 대표적인 모델은 현재가치할인(DCF)과 유사기업 비교법이다. DCF의 경우 미래현금흐름과 할인율을 주관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IPO에서는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비교기업을 이용해 공모가를 산정한다. 비교기업은 IPO를 준비하는 기업과 가장 유사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지난 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슈피겐코리아도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순이익에 비교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한 후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으로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블루콤과 DK유아이엘, 서원인텍이 선정됐다.
시장에서는 이들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ZAGG'이 슈피겐코리아의 적절한 비교기업이라고 평가한다. 슈피겐코리아는 스마트폰 케이스 매출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ZAGG도 슈피겐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매출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케이스로 올린다. 그러나 블루콤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주로 생산하고 DK유아이엘과 서원인텍은 각각 스마트폰 버튼과 고무·스펀지 등 부자재에 특화돼 있다. 스마트폰 케이스와는 거리가 먼 기업들이다.
슈피겐코리아는 ZAGG을 비교기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거래소의 반대로 비교기업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할 수 없었던 슈피겐코리아는 나름의 묘수를 찾아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생산 기업으로 분류되는 블루콤은 1배의 가중치를, 스마트폰 액세서리와는 관련이 적은 DK유아이엘과 서원인텍에게는 각각 0.5배씩 가중치를 적용해 PER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을 이용해 희망 공모가를 산정하는 이유는 밸류에이션 과정에 주관성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객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장 준비 기업과 가장 유사한 상장사를 비교기업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래야 발행사, 주관사, 투자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모가를 산출할 수 있다.
코스닥에 상장하는 작은 회사라고 해서 비교기업을 해외 시장에서 찾지 못할 이유는 없다. 가장 유사한 기업을 국내 상장사 중에 찾을 수 없다면 더욱 해외 비교기업이 필요하다. ZAGG 없이 상장한 슈피겐코리아에 허전함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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