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토탈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가능성은 발행 잔량만 2.2조 규모…사채계약서의 EOD요건 부합 여부에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4-11-27 09:4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6일 1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한화그룹간 사업부 빅딜에 따라 추진되는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권 매각이 채권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삼성'의 울타리를 벗어난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회사채 가치 하락으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삼성 계열사 채권 거래는 일시 중단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권 매각이 사채관리계약서에 명시된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요건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현재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회사채 잔량은 2조 2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시장에 풀린 삼성토탈의 회사채만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26일 두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키로 전격 결정하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그룹 지원 여력 저하로 민평 금리 조정 등을 통한 회사채 가치 하락이 불 보듯 뻔해 졌기 때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등급 조정을 위한 내부 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재무 구조를 비롯한 펀더멘털은 아직까지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대주주의 신용등급은 한화 계열사가 2노치(notch)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지원 여력의 차이를 무시한 채 현 등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삼성그룹의 추가적인 계열사 매각 우려 때문인지 유통시장에서 삼성계열 채권에 대한 '사자' 주문이 아예 끊긴 상태"라며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채권을 당분간 보유하면서 상황 변화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토탈의 경우 불과 3개월 전까지 4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3,5,7년 만기물 모두 오버부킹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을 기록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한화그룹이 삼성토탈을 인수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빅딜이 알려진 26일 하루 동안 당시 발행 주관사였던 우리투자증권 등으로 매입 채권에 대한 '바이백' 요구 등이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 가운데는 이번 경영권 매각이 사채권의 기한이익상실 조항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묻는 이도 적지 않았다. 양사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사채모집 위탁계약서에는 '갑(삼성테크윈 또는 삼성토탈)의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발생하였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는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에 따라 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
핵심은 이번 경영권 매각이 '경영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해당되는 지 여부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합병의 경우 반대매수 청구의 기회가 있지만 아직까지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기한이익 상실이 현실화된 사례는 없었다"며 "하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번 삼성 계열사의 최대주주 변경을 트리거 요건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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