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졸업' 아시아나, 남은 항로는 '장거리 노선 투자-차입금 해소' 두 토끼 잡아야
이경주 기자공개 2014-12-10 09:08: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9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을 졸업하며 본격적으로 독자경영에 나섰지만 시장상황은 녹록지 않다. 근거리노선을 잠식해가는 저가항공사(LCC)들의 공세를 버티기 위해 장거리 노선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현재 재무구조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갚기도 힘들다.필생즉사의 각오로 투자확대와 재무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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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은행단으로부터 자율협약 졸업을 승인받았다. 지난 2010년 1월 자율협약을 시작한지 약 5년만이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자체신용을 통한 자금조달 등이 가능해진 것이 채권단이 졸업을 승인한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울타리에서 벗어나 직면한 시장상황은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채권단 관리를 받을 때가 편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일단 아시아나항공의 사업기반인 근거리 노선을 LCC들이 잠식해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4년 '제로'에 불과했던 국제 단거리 노선의 LCC점유율은 지난 11월 19%까지 확대됐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매출을 감소시키는 직접적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기준 국제여객 사업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3.5% 차지하고 있다. 국제여객 사업 내에서 매출비중이 가장 큰 노선은 중국 등 단거리 노선으로 52.8%를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단거리 노선이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의 30% 수준을 담당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의 실적악화가 곧 전체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8% 감소했으며 올해도 3분기누적 매출이 전년보다 0.8% 증가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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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데 특히 일본노선은 매출과 이익 기여도가 높았다"며 "지난 2013년 4월 이후 일본노선이 역 성장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 개발과 이에 따른 신규 항공기 투입을 위한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 재무구조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상태라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66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무려 1160억 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해 448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전체 항공업계에 호재가 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이자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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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꾸준히 영업흑자를 기록하고서도 3분기말 기준 결손금이 2268억 원으로 지난해 말 1540억 원에 비해 47.3%나 증가했다. 자본총계를 까먹으며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순차입금이 3조3362억 원에서 3조7411억 원으로 8.4% 늘어 부채는 더욱 많아지는 상황이다.
자본금은 감소하고 부채는 증가하는 상황인데 이는 아시아나항공 신용도에 영향을 미쳐 향후 만기가 다가오는 차입금을 불리한 조건으로 리파이낸싱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장기 노선 개발과 함께 재무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노선에서 저가항공사들의 도전이 계속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거리노선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거리노선을 빠르게 안정화시켜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이를 통해 차입금을 낮추는 노력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항공기 투자가 안됐던 측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졸업한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대한항공과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LCC들과 경쟁을 하려면 장거리 노선 비행기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최근 유가하락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향후 재무개선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경감이 예상되고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항공화물 손익 개선도 전망된다"며 "또 엔저에 따른 국내발 승객 증가로 인한 일본노선 수요회복, 한중 FTA에 따른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 등으로 내년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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