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빅 이슈어 역대 최다, 뒷맛은 씁쓸 [Adieu 2014]53개 기업 조달 재개, 발행액 10조 훌쩍…신용위험 부각 기업 다수
황철 기자공개 2014-12-12 09:48:37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0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비금융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는 수 년간 발행이 없었던 빅 이슈어(big issuer)의 조달 재개가 잇따랐다. 무려 53개 발행사가 최소 1년 이상의 공백을 깨고 조달을 재개했다. 규모는 10조 원을 넘어서 전체 SB 발행량의 1/4 수준에 이르렀다.이중 70% 이상이 AA급 이상 초우량 회사채로 채워졌다. 발행 규모가 크고 만기 역시 상당히 길어 회사채 시장의 대형화, 장기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선·정유·화학·건설사 등 발행 이후 신용등급 하락이나 아웃룩 조정 등 크레딧 리스크가 부각한 곳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빅 이슈어의 재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호가 실망으로 끝난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 우량 기업 발행 재가동, 긍정론 VS 부정론
올해 비금융 일반 공모 회사채(SB) 시장은 만기도래액 이상의 순발행이 이어지며 규모 면에서 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총 발행액은 40조 원 초반 대에 머물렀다.
2009년 이후 연간 50조~60조 원에 달하던 발행량에 비하면 다소 저조한 모습. 그러나 수년간 발행이 없었던 빅 이슈어(big issuer)와 첫 조달에 나선 뉴 이슈어(new issuer)의 참여로 공모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 침체를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었다.
최소 1년 이상의 공백을 깨고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 기업은 총 53개사에 달한다. 이들의 발행액은 10조268억 원으로 전체 SB 규모 41조2072억 원(10일 현재)의 24%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45개사 8조392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올해 회사채 시장에 형성된 우호적인 조달 여건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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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진입 발행사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지난해에는 볼 수 없었던 AA급~AAA급 초우량사가 28개사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액면에서는 7조5315억 원으로 75%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갔다.
이들 우량 기업의 빅딜(big deal) 행진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분명하다. 장기 우량 회사채 확대로 질적 측면에서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의 주축이었던 A급 채권이나 조달이 절실한 BBB급 회사채의 축소는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됐다.
올해 조달을 재개한 A급 기업은 21개사로 늘었지만 금액은 2조3368억 원으로 전체 23% 가량에 머물었다. BBB급에서는 장금상선, AJ네트웍스, 이랜드리테일, 보성 등 단 네 개 기업이 총 1586억 원의 자금만 마련해 갔다.
◇ 조선·정유·화학·건설사, 신용등급 하향 속출
AA급 우량 기업의 재등장을 무턱대고 반길 수 없는 일들도 많았다.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을 재개한 기업 중 발행액이 큰 곳 중에는 조선·정유·화학업체 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S-Oil이 725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오일뱅크 6000억 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각각 5000억 원씩을 나타냈다. SK인천석유화학, 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도 각각 3000억 원, 2600억 원, 1500억 원씩을 조달해 갔다.
이중 현대중공업은 발행 이후 업종 내 최고 등급인 AA+를 반납하고 AA0로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받아 추가 강등 가능성도 남아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AA급 지위를 잃고 A급 기업으로 전락했다.
SK인천석유화학 역시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붙어 신인도가 크게 떨어졌다. S-OIL, 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는 신용평가 상의 변화는 없었지만 시장에서의 평판이 전만 같지 않아졌다.
A급 기업 중에서도 대한항공이 A- 등급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BBB급 추락의 가능성을 높였다. 대한항공의 발행액은 4518억 원에 달했다. 올해 1300억 원을 조달한 대림코퍼레이션의 경우 10월 발행 후 한 달만에 신용등급이 하락하기도 했다.
KCC건설은 연초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받았다. 이후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평가사를 교체해 신용등급을 A0로 회복했지만 추락한 평판까지 만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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