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최고 신용등급 뺏기나 [Rating Watch]재무트리거 이미 충족 못해…내년초 등급 하향 유력
임정수 기자공개 2014-12-17 10:04: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5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 3년 간 유지해 왔던 석유화학 업체 최고 신용등급(AA+)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추락하는 와중에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신용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적으로는 이미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트리거(Trigger)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현재 상황에서 단기에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확대 추세가 지속될 것을 보여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연말 실적과 재무상황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 재무등급은 이미 AA0…등급 하향 트리거 충족 못해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14일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 2011년 AA등급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한기평이 제시한 재무 트리거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기평은 순차입금 대비 영업현금흐름(OCF) 배율이 1 배, 순차입금의존도 10%를 상회할 경우 등급 하향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황 부진으로 이익은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 확대를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지표는 계속 악화되는 추세다. 순차입금/OCF는 신용등급이 AA+등급으로 올랐던 2011년 0배(무차입)에서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1.6배와 1.4배로 올랐다. 타이탄 인수에 쏟아 부은 1조 5000억 원이 시발점이 됐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순차입금/OCF 배율은 2.0배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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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F는 2011년 말 1조 6048억 원에서 2013년에 8477억 원으로 반토막 난 가운데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480억 원에서 1조 2909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9월에는 순차입금이 1조 4470억 원으로 또 늘어났다. 순차입금의존도는 이미 1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이익이 줄어드는 데 투자를 늘리면서 재무 레버리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전보다 나쁜 수준으로 악화됐다"면서 "재무 등급 상으로는 이미 AA0등급에 속해 있다"고 평가했다.
◇ 재무악화 추세 전환 어려울 듯…내년 초 등급 하향 가능성 농후
이 같은 재무악화 추세는 단기간 내 방향을 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추가 투자 계획은 줄어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북미 에탄크래커 사업 진출을 위해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고부가 제품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 등에도 자금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한기평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OCF 개선 여력이 제한되는 가운데 투자자금 관련 소요로 인한 차입금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순차입금/OCF 등 차입금 커버리지 지표의 추가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간 실적이 확인된 이후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곧바로 신용등급을 떨어트려도 될 만한 상황이지만 등급 전망만 우선 조정한 것은 연말 실적을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면서 "내년 1분기나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분기별 또는 월 별로 재무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연말 기업어음(CP) 정기평가 때 석유화학 기업 기업 신용등급도 같이 보고 업데이트된 재무상황을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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