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장 회복한 IPO…'삼성'의 힘 [Adieu 2014]제일모직 역대 최대 흥행 기록...저금리 지속에 공모주 인기↑
민경문 기자공개 2014-12-24 10:01:35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2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평정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까지 잠잠했던 공모주 투자자들은 '삼성'의 등장에 환호했고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청약 실적(제일모직)으로 이어졌다. 특히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갈 곳 없는 자금이 IPO 시장으로 집중된 점이 흥행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공모 규모 전체로 보면 4조 6000억 원(12월 18일 납입 기준)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 2010년(10조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당시에도 삼성생명(4조 8881억 원)이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상장 예정 기업들의 청약 일정이 몰리면서 스팩(SPAC)과 일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공모 철회가 잇따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작년보다 공모 규모 4배 가까이 늘어...저금리 지속으로 IPO시장에 자금 몰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의 공모 규모(12월 18일 납입일 기준)는 거래소(3조 4770억 원)와 코스닥(1조 1110억 원)을 합쳐 총 4조 5912억 원이었다. 전체 주식자본시장(ECM) 내 비중은 13.25%에 이르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1조 원 내외의 공모규로로 점유율이 3~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특히 거래소 상장만 보면 2013년(6614억 원)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건수만 봐도 2012년 28곳, 2013년 40곳에서 올해 66곳으로 상장 업체가 대폭 늘었다. 스팩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업체들이 코스닥으로 대거 입성한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소가 패스트트랙(신속상장제도)을 도입해 상장 심사 기간을 낮추고, 기술력 만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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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지다 보니 시중 자금 역시 IPO 시장으로 몰렸다. 일부 공모주를 중심으로 고공 수익률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을 계속 증시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올해 5월부터 공모주 10%를 배정받게 된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최대 수혜자였다.
지난 5일 기준 공모가 대비 등락률을 보면 인터파크INT(182.47%), 파티게임즈(144.62%), 테고사이언스(122.96%), 창해에탄올(118.07%),오이솔루션(113.00%), 한국정보인증(103.33%) 등이 100%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쿠쿠전자(102.40%), 삼성SDS(87.11%), BGF리테일(88.05%) 등 중대형 공모주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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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역대 최대 IPO흥행…글로벌 '큰손'들도 투자 나섰다
시장 흐름을 보면 상반기(8건)보다는 하반기(59건)에 IPO 딜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공모 규모는 3685억 원에서 4조 2292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11월와 12월에 상장을 마친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이 같은 차이를 가른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일모직의 딜 사이즈(1조 5237억 원) 하나만 봐도 지난해 IPO 시장 규모(1조 3096억 원)를 상회한다.
제일모직은 공모 청약에서 30조 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집했는데 이는 국내 IPO시장 역사상 최고기록(경쟁률 195대 1)이다. 이전까지는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의 기록(19조 8444억 원)이 최대치였다. 삼성SDS의 청약 증거금 역시 15조 원이 넘었다. 개인들은 빚을 내면서까지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등 나라 전체가 삼성 공모주에 열광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삼성'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상장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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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다음으로는 쿠쿠전자, BGF리테일, CS윈드가 나란히 2500억 원대 공모 규모를 기록했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쿠쿠전자와 BGF리테일이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반해 CS윈드는 공모가 대비 40%이상 하락했다. 재무적투자자(FI)인 골드만삭스는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 전량을 회수했지만 정작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손실을 떠안게 된 형국이다.
특히 올해 공모주 시장에는 블랙록(Black rock), 피델리티(Fidelity),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었다. 삼성SDS, 제일모직을 포함해 쿠쿠전자와 데브시스터즈 등이 조단위 기관자금을 수요예측에서 끌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들 '큰 손'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4분기 들어 '뒷심' 떨어져...공모 철회 속출
다만 연말로 갈수록 IPO 시장은 '뒷심'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발행사가 제시한 가격 밴드의 하단 아래로 공모가가 결정되는가 하면 아예 공모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도 속출했다. 실제 LED(발광다이오드) 패키징 전문기업 이츠웰과 타이어금형 업체 세화아이엠씨 등이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올해 코스닥 상장 업체 가운데 40% 가까이를 차지했던 스팩 역시 하반기 들어 주춤하기는 마찬가지다. SK제1호스팩과 골든브릿지제2호스팩 등 두 곳이 지난 12일 청약 미달을 우려해 공모를 철회했다. 합병이 실패해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스팩의 장점에도 불구, 상장까지 연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12월에만 20곳 가까운 업체들의 상장 일정이 몰리면서 청약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자금 여력이 한정돼 있는 투자자로서는 결국 '옥석 가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의 무리한 상장 계획을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이 연초 유가증권시장 30개, 코스닥 70개의 상장 계획을 공언한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해 IPO를 무리하게 진행시키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그나마 되살아난 공모주 시장 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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