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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현대상선 증자 대금 '부담' 보유 유동성 부족..400억~500억원 증자 참여대금 필요

이길용 기자공개 2014-12-24 10:01:22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의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유상증자로 자금 사정이 빡빡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유 현금이 내년 3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대응하기에 급급한 수준이라 증자 참여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00억 원을 웃도는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번주 이사회를 열어 증자 진행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형태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이뤄진다.

현대상선 지분 22.03%를 보유한 최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의 증자 참여는 확정적이다. 지분율 희석을 막고 실권 부담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006년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현대중공업(지분율 12.85%), 현대건설(6.06%), 현대삼호중공업(5.75%)은 이번 증자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유상증자에 모두 불참했다. 24.66% 지분이 실권될 가능성이 높아 현대엘리베이터의 증자 참여는 필수적이다.

증자 규모를 2000억 원으로 가정했을 때 현대엘리베이터는 441억 원을 증자에 투입해야 한다. 초과청약제도에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자금 수요는 529억 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동성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9월 말 현대엘리베이터의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123억 원이다. 문제는 내년 3월 1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이다. 외부 조달이 필요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신용등급이 BB+로 추락한 상태다. 시장성 조달을 통해 회사채에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파생상품손실도 부담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1월 21일 현대상선 보통주와 현대증권 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계약으로 244억 원의 거래 손실이 발생했다 공시했다. 오랜 기간 백기사 역할을 했던 케이프포춘(Cape Fortune)과 파생상품 계약이 종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보유 유동성이 부족한 현대엘리베이터에게는 2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재 현대상선 증자가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증자 참여 대금에 대한 논의는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내년 3월 회사채 대응 방안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매년 500억~600억 원 수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를 기록 중이라 증자 참여 대금 중 일부는 자체 현금 창출을 통해 조달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과 신용한도약정을 체결해 은행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성 조달은 어렵지만 사업 부문은 안정적이라 400억 원 수준의 자금 조달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상선과 관련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원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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