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업, '콘텐츠 허브' 기업으로 변신 또봇 등 캐릭터 판권 보유‥中미디어 관련 투자자 관심 높을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5-01-19 08:25:56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4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실업은 30년 전통을 가진 완구 회사지만, 더이상 완구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캐릭터 개발과 제품 디자인에만 전념하고 생산은 아웃소싱한다. 최근 수년 사이에 캐릭터 지적재산권(IP) 사업을 강화해 사실상 '콘텐츠 허브'로 변모했다.'또봇'을 필두로 한 캐릭터는 영실업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평가다. 자체 개발한 캐릭터 덕분에 완구 판매는 물론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한 판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영실업 인수전에 참여할 후보들 역시 '완구' 보다는 '콘텐츠 '에 관심을 가진 곳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에 기반을 둔 사모투자펀드(PEF) 헤드랜드캐피탈파트너스가 영실업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12년 말. 당시 영실업은 애니메이션 또봇의 흥행과 맞물려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봇 출시 이전 200억 원 대였던 영실업의 매출액은 2012년 542억 원, 지난해에는 761억 원으로 늘어났다.
또봇의 경쟁력은 영실업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라는 데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국내 완구 회사들이 일본 반다이 등 해외 업체에 사용료를 내고 캐릭터 판권을 사온 것과는 반대다. 영실업은 자사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뒤 지상파나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방영해 완구 판매를 촉진시키는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바이클론즈' 방영을 시작했다. 또봇과 바이클론즈가 남자 어린이용이라면, 여자 어린이용 캐릭터는 '콩순이'와 '쥬쥬'가 있다. 모든 캐릭터 관련 IP는 100% 영실업이 보유하고 있다. 영실업 외에도 자체 캐릭터를 보유한 국내 완구 회사가 존재하지만, IP지분이 분산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직접 IP를 보유한 완구 회사는 제품 판매와 함께 콘텐츠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영실업의 경우 사내 디자인 연구소에서 캐릭터 콘셉트를 설정한 뒤 전문 프로덕션과 협업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영실업이 지원하고, 완구 판매 수익과 판권 수익 일부도 러닝 개런티 형태로 제작사에 지급한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은 문화적 장벽에 구애를 덜 받는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평가다. 영실업은 지난해부터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 등에서 또봇 완구 판매를 시작했다. 대만에서는 또봇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와도 편성 일정을 잡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국가들과 캐릭터 완구 판매와 애니메이션 방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요인들을 고려할 때 영실업의 인수 후보로는 완구 제조업이 아닌 콘텐츠 사업에 관심을 가진 곳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라 국내 미디어와 게임 회사 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투자자들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중국 자본이 영실업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호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인수합병(M&A) 업계 평가다.
중국의 경우 자국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 기업 자체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캐릭터를 모방해 완구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품질이나 사후관리(A/S)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신규 캐릭터 개발이나 캐릭터 완구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툴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한 상태다.
M&A 업계 관계자는 "중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류'의 중심인 한국에서 검증을 마친 애니메이션 캐릭터라면 중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것"이라며 "영실업은 직접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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