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한국물, '금리·타이밍' 이중고 [Market Watch / KP]2월 이후 135일룰 적용...3월 이후 금리 주목
정아람 기자공개 2015-01-29 10:28:59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7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한국물 발행시장이 때이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14년 말에 비해 CDS프리미엄이 10bp 가량 상승한데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발행 타이밍을 잡기 위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2월로 접어들면 소위 '135일 룰' 때문에 극소수 우량 발행사를 제외하고는 발행이 한동안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한국물 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CDS프리미엄, 2014년 말 대비 10bp가량 상승…NIP도 고민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 2014년 12월 26일 53bp, 해가 바뀌어 2015년 1월 2일에는 55bp를 기록했다. 그러나 1월 9일 미국 국채 금리가 1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는 소식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며 아시아 크레딧물은 약세로 전환했다. 중국 Kaisa 등 부동산기업과 말레이시아 IMBD의 디폴트 가능성과 같은 악재가 더해지며 한국물 CDS금리는 9일 60bp로 상승했다.
1월 셋째주(12~16일)에는 미국 기업의 어닝시즌이 시작되며 미국 회사채 발행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덩달아 투자자들도 적당한 신규 채권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16일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를 폐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6일 기준 한국물 CDS금리는 65bp까지 올랐다.
다행히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을 대폭 뛰어넘는 수준의 양적 완화를 발표하면서 아시아 크레딧물도 소폭 강세로 돌아섰다. 23일 기준 한국물 CDS금리는 62bp까지 내렸지만 2014년 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작년에 한국물 가산금리가 많이 내려왔다보니 발행사들이 다시 금리 수준을 올리는 데 대한 고민이 많다"며 "작년 8월쯤부터 시장이 요구하는 뉴이슈 프리미엄(NIP) 수준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도 발행사의 고민을 더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파격 금리냐, 대규모 발행이냐…"2월 한국물시장 공백" 전망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한국 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도 신규 해외채권 발행을 전반적으로 보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인도 최대 에너지기업 릴라이언스는 지난 22일 10억 달러 규모 달러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같은 날 중국 철강기업 바오스틸도 5억 달러 달러화채권을 발행했다. 각각 240bp, 270bp라는 파격적인 가산금리를 앞세운 덕분이다.
1월 넷째주(19~23일) 달러화채권을 발행한 다른 기업은 발행규모나 신용도와 같은 장점을 내세웠다. 모건스탠리가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 5억 달러와 고정금리채권 25억 달러, 30년물 25억 달러 등 총 55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는데, 당시 발행 금액의 3배에 가까운 157억 달러 주문이 쌓였다. 프랑스 2위 은행인 BPCE는 3년물과 5년물로 트렌치를 나눠 총 13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고, 일본 국책은행인 일본개발은행도 5년 변동금리부채권 4억 5000만 달러를 발행했다.
한국물은 비교적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27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5년 들어 발행된 한국물은 한국수출입은행의 글로벌본드 22억 5000만 달러와 우리은행의 유로본드 3억 5000만 달러가 전부다. 국민은행 역시 1월 중순부터 여러 차례 글로벌본드 3억~5억 달러 가량 발행을 검토했지만 발행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로 접어들면 발행시장은 '135일룰' 때문에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35일 룰에 따라 발행 가능한 기간은 당장 2월 15일(납입일 기준)까지만 열려 있었다. 조달을 준비하고 있던 발행사들의 경우 2월 첫째 주 안에 발행을 하지 않으면 발행시기를 3월 이후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해말부터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발행 준비에 착수한 대다수의 발행사들은 3월 이후의 시장을 내다봐야 할 시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1월 말 현재 주요 발행사 중 당분간 외화채권 발행 계획을 밝힌 곳이 없다"며 "해당 룰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나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 딜이 없다면 당분간 한국물 공백기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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