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엔저 때문에...잘 팔아도 못 벌었네" 해외 매출 88% 日 의존...'환율발목' 수익성 악화
김선규 기자공개 2015-01-30 09:5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8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이 환율 변동성에 발목을 잡혔다. 판매 실적은 개선됐지만 벌이는 시원찮았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엔화약세가 손익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환율 변수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어 영진약품의 실적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진약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1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했다. 주력제품군인 순환기관 제품과 항생제, 블록버스터(Blockbuster) 품목으로 자리 잡은 하모닐란의 판매 증가로 매출이 늘었다. 해외 매출도 증가했다. 기존의 일본 CMO (의약품 생산대행)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한 덕분이다.
원재료 가격 하락도 호재로 작용했다. 원재료 매입비중이 가장 높은 세프디토렌피복실(Cefditoren pivoxil), 항생제 재료인 HACA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2013년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환율이다. 매출 확대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주력 수출국인 일본의 엔화약세 부담으로 수익성은 저조했다. 일본 수출 과정에서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전체적인 마진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이 전동기대비 0.3%포인트 감소한 4.1%에 그쳤다. 환율 관련 비용 증가로 영업외 비용이 늘어난 탓에 EBT(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한 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100엔을 팔았더라도 엔화 약세 영향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200원 가량 손해를 본 셈"며 "가파른 엔화 약세 추이가 마진감소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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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약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38%다. 이 중 일본 수출 비중이 무려 88%를 차지한다. 일본수출 비중이 매년 늘어나면서 엔화 약세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9월 반기보고서를 보면 엔화가치가 전년과 동일하게 10% 하락할 때 수익은 20%가량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엔화가치가 더 하락할 경우 영진약품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와 엔화가 모두 약세를 띠겠지만, 엔화 약세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며 "영진약품은 외환 노출도가 커지면서 실적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당분간 환율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제네릭 확대 정책에 따른 수출물량 증가와 거래처 다변화로 수익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진약품은 2000년대 초반 페니실린 제제를 의약품 원료로 생산해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세파계 항생제 생산 설비를 갖추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수출에 포문을 열었다.
2009년 일본 이토추화학과 세파제 원료의약품에 대해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11년 일본 제네릭 전문업체인 사와이제약에 6년간 500억 원 규모의 세파계 항생제 완제의약품을 공급하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중산벨링바이오테크놀로지와 세파계 3세대 항생제인 '세프카펜 세립'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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