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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방침 윤인섭 한기평 사장, 연봉 얼마받나 연봉+성과급 6억 육박...금융권 대표보다 고액

임정수 기자공개 2015-03-23 10:20: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9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인섭 한국기업평가 사장이 한 해 6억 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웬만한 대형 증권사 대표가 받는 연봉보다 많은 액수다. 불공정 신용평가로 금융 당국의 중징계 방침이 확정된 상황에서 대주주에 대한 고배당 정책으로 임기와 고액 연봉을 보장받고 있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19일 한기평의 연간 사업 및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윤 사장은 2013년 한 해 동안 총 5억 85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연봉으로 3억 5600만 원, 성과 보너스로 2억 2800만 원을 받았다. 불공정 신용평가로 금융감독원 검사가 한창 진행되던 2014년에도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은 2010년 취임 이후 5년 간 2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상장사 등기이사의 급여 산정 근거를 2014년 사업보고서부터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윤 사장이 받는 연봉은 자기자본 3조 원이 넘는 웬만한 대형 증권사 사장이 받는 것보다 많은 액수다.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는 2013년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5억 원 미만의 연봉을 받아 상세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5억 원을 넘지 않았다.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은 5억 15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한기평은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이사진의 보수를 지난해와 같은 15억 원으로 승인받을 계획이다. 이사진 보수 한도는 2013년에 12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인상된 이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표이사의 연봉 산정 체계가 신용평가에 대한 신뢰도나 평판 제고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영업 성과에만 연동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STX, 동양 등 대기업 부실 과정에서 불공정 또는 부실 신용평가로 피해를 확대시킨 신용평가사의 대표가 대주주로부터 임기와 고액 연봉을 보장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가다.

한기평은 이사회 결의로 등기임원에 대한 연간 고정보수 지급액을 결정한다. 성과보수는 영업이익이나 영업이익 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돼 있다. 윤 사장이 받고 있는 2억 원 이상의 성과보수도 재무성과에 따른 보수로 해석된다.

한기평의 지분 74.86%를 보유한 피치가 대표이사의 연봉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주주에 대한 고배당 정책 유지가 고액 연봉의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대표이사가 신용평가의 질적인 개선보다는 영업성과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 3사의 과점 체제가 유지되는 것은 신용평가의 공적 기능이 중요하다는 인식 공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금융 당국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재무성과만을 고려해 연봉을 산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받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임기와 연봉에 대한 결정은 회사가 자율로 결정할 사항이긴 하지만, 당국의 중징계가 확정된 대표이사의 임기와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국내 금융당국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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