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24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는 만큼 고수익을 쫓는 고객들의 갈증은 더해만 간다. 1~2%대 이자로 만족 못하는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은 골머리를 싸맨다. 그들의 구미에 맞게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은행 고객들은 원금을 잃기 싫어하는 극도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1~2년 전부터 증권업계에서 히트 상품으로 부상한 롱숏 파생결합사채(ELB)는 요즘 같은 상황에 은행 고객들의 입맛에도 맞는 상품이다. 롱숏 ELB 상품인 ARS(Absolute Return Swap)는 원금보장형이면서 5~8% 수준의 수익을 추구한다. 투자원금을 국공채나 CD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롱숏 전략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낸다. 안전자산에 투자해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넘어선 운용 손실이 발생하면 운용이 중단돼 원금은 보장된다. 증권업계에서 선보인 이 매력적인 구조의 상품은 인기몰이에 성공, 4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지난해부터 ARS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 정도만 비교적 적극적으로 이 상품을 다루고 있다. 타 시중은행에서 펀드 형태로 일부 판매를 한 사례는 있지만 미미하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동시에 ARS를 기초자산으로 한 신탁상품을 처음으로 고객에게 선보였다. 기존에 일부 ARS를 펀드로 판매한 경험이 있는 국민은행과 달리 부산은행의 경우 처음으로 ARS 상품을 고객에게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두고 은행권에서의 ARS 판매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이후 고수익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은행 실무자들은 아직 고객들이 ARS 상품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ARS 상품의 수익률이 높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장이 급변하자 1년동안 벌었던 수익을 깨먹고 원금만 가져가는 사태가 속출해서다. 롱으로는 지수의 급등을 쫓아가기 힘들며, 숏을 쳤던 종목들은 시장 상승으로 인해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여 롱숏 전략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적인 은행 고객들이 ARS 상품에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는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국민은행이 ARS를 기초자산으로 내놓은 신탁상품도 가입 가능한 49인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어느 상품과 다를 바 없이 ARS 역시 수익률만이 답이다. ARS가 은행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까지는 수익률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반짝 성과가 아닌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지가 핵심이다. 한 때 종목형 ELS에 열을 올리던 고객들이 지수형 ELS로 갈아타는 것은 지수형에서는 손실이 나지 않아서다.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 없이 시장이 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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