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칼퇴근, 복장자율화, 안식휴가'올해 초 취임한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이 3개월여 만에 도입한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저녁 있는 삶',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며 다른 보험사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제도를 속속 시행하고 있다. 일단 그간 보수적이고 정체됐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보험업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김 사장을 보는 다른 보험사의 눈은 곱지 못하다. 단순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튀는 사람'에 대한 질시 이상의 반응을 보이는 곳이 많다.
이는 김 사장이 단행한 희망퇴직의 여파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취임 당시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으나 지난달 방향을 변경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16%에 이르는 406명이 회사를 떠났다. 1922년 창립된 최고(最古)의 보험사가 사상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이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결국 구조조정을 위해 그룹에서 보낸 '칼잡이'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많다. 김 사장이 도입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도 결국 희망퇴직 이후 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이 취임하기 전 메리츠화재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24일 남재호 전 사장을 비롯한 임원의 절반(15명)이 그룹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것. 이후 취임하자마자 희망퇴직을 단행한 김 사장에 대해 그룹의 입장을 대변한 '칼잡이'가 아니냐는 꼬리표가 붙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취임한지 몇 개월에 불과한 김 사장이 도입하는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를 두둔해서가 아니라 김 사장에 대해서는 '실적'이라는 가장 준엄한 평가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실적에 따라 그의 평가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보험 문외한인 김 사장이 영업조직을 섣불리 건드린 탓에 메리츠화재가 흔들렸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메리츠종금증권에서처럼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앞으로 김용범의 메리츠화재가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최근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에 대해 김 사장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가 키포인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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