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生, '제로' 벗고 고액보험 진출 '값싼' 보험 고수 3년만에 VIP정기보험 출시…이주혁 대표 취임 6개월만의 변화
안영훈 기자공개 2015-04-06 07:56:33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은 쉽고 간단하게'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식 마케팅을 고수하던 현대라이프생명이 '현대라이프 VIP정기보험' 출시를 계기로 고액 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출범 3년 만이자 이주혁 대표 취임 6개월 만의 변화다.지난 1일 현대라이프생명은 VIP 고객을 위한 맞춤형 보장보험 '현대라이프 VIP정기보험'을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현대라이프 VIP정기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 10년 후부터 매년 사망보험금이 체증률(5%, 10%, 20%)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다.
일례로 가입금액 1억 원, 20% 체증형 선택시 가입 10년후부터 사망보험금은 매년 2000만 원씩 최대 30년동안 증가한다. 사망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가입금액의 7배인 7억 억원 사망보험금을 보장받는 구조다.
사망보험금 체증과 함께 환급률도 강점이다. 가입 후 10년만 지나면 환급률은 100.5%(40세, 가입금액 1억 원, 25년납, 20% 체증형 기준)에 달해 저축형 상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가입한도는 최소 5000만 원에서 최대 8억 원까지로, 8억원 가입시(5% 체증형만 선택)엔 최대 20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상품답게 보험료는 고액이다. 40세 남자, 90세만기, 가입금액 1억 원, 5% 체증형, 25년납 기준으로 가입시 월 보험료는 33만4000원에 달한다. 40세 남자가 가입금액 8억 원으로 설계시엔 월 보험료가 297만 원이다.
지난 3년간 보험상품의 내용은 단순하게, 싸고 핵심보장만, 규격화된 보험으로 마트는 물론 인터넷만으로도 팔기 쉽다는 것을 컨셉트로 내세웠던 현대라이프생명의 '제로(ZERO)' 상품라인과는 한눈에 보기에도 다른 상품이다. 현대라이프생명도 상품 이름에 'ZERO'가 아닌 'VIP'를 넣었을 정도다.
업계에선 현대라이프생명의 고액 보험시장 진출을 박리다매형 제로 마케팅의 한계극복과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의 영업 시너지 강화로 보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2012년 2월 출범 이후 보장성 보험 중심의 제로 상품군 판매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현대카드식의 광고를 통해 기존 보험사와 차별화를 시도했고, 그 결과 2011 회계연도(2011.4~2012.3)에 2조7825억 원에 불과했던 신계약 규모는 2014 회계연도(2014.1~12)에 13조9917억 원으로 5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던 신계약 건수나 신계약 규모는 최근들어 서서히 주는 추세로, 업계에선 출범 초기의 보여준 제로 마케팅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박리다매 전략으로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달성을 노렸지만 국내 경기 침체로 소비자 구매력이 낮아졌고, 저성장 탈피를 위한 기존 생명보험사들의 푸시(push) 마케팅 공세가 한층 강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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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마케팅은 현대라이프생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란 장점을 살려 법인영업에 나서는 데도 걸림돌이 됐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법인영업,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과정에서 고액 보장, 저축기능 등의 요구가 있었지만 기존 제로 상품군으론 이들의 요구충족이 어려웠다"며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만든 것이 현대라이프 VIP정기보험"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출신으로, 현대차그룹 임원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던 이주혁 대표 체제로의 출범도 현대라이프생명의 고액 보험시장 진출의 뒷배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의 제로 마케팅은 현대카드에서 성공했던 전략으로, 초기 정 사장은 경쟁사와 같은 제품은 팔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제로와 VIP 두 축으로 영업전략이 변경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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