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4월 0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쏘시오그룹 본사 5층에 있는 성장관리실. 점심시간이 꽤 지났지만 10여 개 책상 중 절반 이상은 주인 없이 서류들만 수북이 쌓여 있다. 동행한 직원에게 빈자리가 많은 이유를 묻자 "유럽 출장 중"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성장관리실 직원들은 M&A 매물을 찾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출장 가는 횟수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성장관리실은 지난해 말 사업개발팀과 전략개발팀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확대 개편됐다.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진두지휘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성장관리실의 수장도 이동훈 부사장이 맡으면서 이전에 비해 무게감이 크게 달려졌다.
최근 인포피아 인수 추진, 바이오시밀러 사업 물적분할 등 그룹의 굵직한 현안들을 성장관리실이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중점을 두고 있는 유럽 제약사 인수 추진도 이 팀에서 주도하고 있다. 덕분에 성장관리실 직원들은 뜻하지 않게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유럽에서 머문다고 한다.
보수적인 제약업계에서 신규사업을 전담하는 팀에 힘을 실어주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매년 신년사와 주주총회에서 성장한계에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겠다고 강조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제약사는 드물다.
일부 상위제약사들조차 독립된 부서를 갖기보다 경영본부 내 TF팀을 구성하는데 그치고 있다. 역할 또한 신규 사업 검토 정도로 제한돼 있다.
이와 비교한다면 동아쏘시오그룹은 분명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외부인력 영입, 조직개편 등 성장동력 발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또한 스페인 제약사인 인벤트 파르마, 의료기기업체 인포피아 등의 인수가 무산되는 쓴맛을 보았지만 기술력을 지닌 기업 인수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얼마나 오래가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제약업'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동아쏘시오그룹이 경험이 부족한 인수합병과 신사업 추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제약업계는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돌파구 없이는 둔화된 성장 그래프를 다시 우상향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단기성과에 치중한 채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손을 놓고 있는 기업이 허다하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인 동아쏘시오그룹의 모습은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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