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집토끼 지키기' 선제공격 나섰다 2만원대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단기 실적저하 불가피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08 08:39: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07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내놓으며 마케팅 전략의 대전환에 나섰다. LTE 보급률 확대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이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단통법 시행으로 번호이동을 통한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 기존 우량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매출과 수익성 확대에 유리해져 적극적으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요금제 변경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하락해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조만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돼 KT가 기대한 선점 효과와 경영성과를 얻게 될 지는 불투명하다.
KT는 7일 광화문 웨스트(West)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최초로 2만 원 대의 요금으로 음성 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8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요금제는 최저 요금인 2만 9900원에 통신사 관계없이 무선간 통화와 문자를 무한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300MB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사용 가능한 데이터 양은 5000원 단위로 설계된 상위 요금제를 선택해 늘릴 수 있으며, '밀당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가 남거나 부족할 경우 이월하거나 다음 달 제공량을 미리 당겨 쓸 수 있다.
KT는 버라이즌, AT&T, 구글, NTT도코모 등 해외 사업자가 1GB당 데이터 요금을 구간에 따라 약 1만 원으로 설정한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5000원 이하의 금액으로 요금제를 설계해 고객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음성·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2GB 기준 요금이 미국 버라이즌 8만 6360원, 구글 프로젝트 파이(Fi) 4만 3180원, 일본 NTT도코모 5만 5738원인데 비해 KT는 3만 9900원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선 전보다 요금은 줄고 혜택은 늘어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문제는 KT의 향후 경영실적이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기존보다 월정액 요금이 낮기에 ARPU 감소가 예상돼 매출과 수익성이 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T는 2004년 월 10만 원에 음성통화를 무한 제공했던 '무제한 정액 요금제'와 비교할 때 통화 요금이 약 10년 만에 70% 낮아진 것이라며, KT LTE 고객 1000만 명 기준 연간 4304억 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그만큼 KT 경영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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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가 새 요금제 출시에 따른 시장 선점 효과와 차별성을 당초 기대처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사업자가 3곳에 불과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특성상 경쟁사들이 곧바로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해 차별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KT의 일격을 맞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 곧바로 조만간 유사한 형태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임을 밝혔다. SK텔레콤은 "미래부와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2만 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와 현재보다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2만 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비롯해 경쟁사 대비 고객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다음 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KT 남 부사장은 "경쟁사들이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더라도 데이터 '밀당' 서비스의 경우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특허를 출원한데다, 경쟁사들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쉽지 않아 상당 기간 시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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