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자 후보들, 자금확보에 총력 기울이는 까닭 '재무능력' 사업자 심사서 배점 높아..신세계·한화·현대百 잇단 자금마련
장지현 기자공개 2015-05-19 06:29: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5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심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기업들이 실탄마련에 분주하다. 신세계그룹은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해외 영구채 발행 등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투자여력이 넉넉하다. 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단기 차입금 한도를 300억 원 높였다. 이외에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뛰어든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DF는 향후 자본금을 15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정부의 면세사업자 평가 요소 가운데 '재무건전성 등 사업자의 경영능력'이 결국 시내면세점 입찰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신세계, 삼성생명 지분 매각·영구채 발행으로 1조원 마련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보유 삼성생명 지분 300만주씩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했다. 처분가는 주당 10만9200원으로 전날 종가 11만6500원에서 6.27%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총 매각대금은 6552억 원이다.
앞서 이달 초 ㈜신세계는 홍콩과 싱가폴 등 아시아시장에서 만기 30년 구조의 영구채 3억 달러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영구채를 통해 마련된 자금 가운데 일부가 면세점 사업에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12일 ㈜신세계는 유상증자를 통해 면세사업 법인인 신세계DF에 9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그룹 내에서 신세계조선호텔이 면세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신세계그룹은 지난 4월 별도 법인을 새로 만들었다. 신세계DF는 ㈜신세계 100% 출자 자회사로 당시 자본금은 10억 원 규모였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일부가 면세사업에 쓰일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주요 계열사 재무구조 개선에 이 자금이 사용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 대금은 2~3년 전부터 진행해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대부분이 쓰일 예정"이라며 "상식적으로 주가가 높을 때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데 이 때문에 지금 지분을 팔게 된 것"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물론 일부가 면세사업에 활용될 수도 있지만 면세사업 자금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더불어 이미 어느 정도 인테리어 등이 이뤄진 본점이 면세점 후보지인 만큼 투자금이 많이 투입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타임월드·현대DF, 무차입경영 등 건전한 재무구조 강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현대DF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강조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3일 면세점 관련 투자를 위해 단기차입금 한도를 기존 850억 원에서 1150억 원으로 300억 원 늘렸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는 "면세점 관련 안정적인 운영자금 및 신규 출점 대비를 위한 차입한도 확보"라며 "한도만 늘려 놓은 것으로 현재 재무상태는 건전하며 차입금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말 기준 70%대 자기자본비율과 부채비율 43.9%, 차입금 0"이라며 "대전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갤러리아타임월드를 통해 안정적 현금 창출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설립한 현대DF는 자본금을 늘리고 무차입경영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1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50%), 한무쇼핑(20%), 모두투어네트워크(17%) 등이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초기자본금은 100억 원으로 현대DF는 주주간 약정을 통해 향후 자본금을 1500억 원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면세점 투자비용 전액을 100%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등 무차입 경영을 통해 부채비율 제로(0)를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지표 반영되는 '경영능력' 항목, 가장 변별력 높아
주력 시내면세점 입찰자들이 자금확보와 재무구조 건실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면세사업자 선정 평가 항목에 '운영인의 경영능력'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 1000점 가운데 '운영인의 경영능력'은 배점이 300점이다. 이 항목에는 자기자본비율, 유동비율, 이자보상배율,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및 투자규모의 적정성, 신용등급 등이 반영된다.
이밖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요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150점) 항목이 있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평가 항목에서의 점수는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회 공헌도, 상생노력 정도, 관리역량 등의 지표는 대기업이면 대부분 비슷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관광인프라와 주변 환경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재무상태 등 객관적으로 비교가 가능한 항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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