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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포스코 주식도 팔까 포스코강판 매각 유동성 확보, 다른 투자지분 매각 여부 관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5-05-22 08:25: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0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포스코강판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여타 투자 주식의 처분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사옥을 매각할 정도로 고강도 자구안에 나선 상황에서 나머지 투자 지분 역시 굳이 그대로 끌고갈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을 주목하고 있다.

20일 동국제강의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단순 투자목적으로 주식을 보유 중인 곳은 총 9개사다. 이중 7개사는 상장사, 나머지 2개는 비상장사다. 비상장사인 신성컨트롤과 에이스지앤월드 주식은 올해 1월 취득했고, 상장사 보유 주식 중 KTB투자증권 역시 같은 날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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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투자 지분 중 가장 높은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은 포스코다. 동국제강은 2005년 5월 처음으로 포스코 지분을 취득한 이후 한 차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된다. 보유 주식수는 총 20만 주, 19일 기준 총 가치는 502억 원 정도다.

동국제강이 추가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가장 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도 바로 포스코다. 애초 주식을 사들이게 된 것은 당시 포스코가 적대적 M&A 위협에 놓였었기 때문이지만 현재 상황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글로벌 철강사인 아르셀로 미탈은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면서 눈길을 아시아로 돌렸다. 이를 위해 현지 회사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진출 전략을 짰다. 당시 적대적M&A 가능성에 휘말렸던 곳이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된 이후 '주인 없는 회사'로 존재하면서 취약한 지배력을 보였다. 2006년 말 기준 자사주가 14.04%에 그쳤고 신일본제철이 5.01%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나머지 외국인 지분 보유 비중이 58.61%에 달해 마음만 먹으면 소수 지분 매입만으로도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

당시 포스코의 도움 요청에 백기사로 나섰던 곳이 바로 동국제강이다. 동국제강은 2007년 포스코와 협의 하에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주주로 들어섰다. 포스코가 보유 중이던 포스코강판(당시 포항강판) 주식 58만8000주를 동국제강이 매입했고, 포스코는 동국제강 보유 유니온스틸 주식 100만5000주(9.8%)를 사갔다. 포스코의 유니온스틸 매입가가 더 높았고, 해당 차액은 동국제강의 포스코 주식 매입자금으로 활용됐다.

동국제강과 더불어 금융권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역시 백기사로 나서 주면서 포스코는 위기를 넘겼다. 아울러 현재 포스코는 더 이상 적대적M&A 위협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 여전히 소액주주가 59.46%에 달하기는 하지만 자사주(8.25%)와 금융권(시티은행 14.8%), 국민연금(8.26%), 우리사주(1.84%) 등만 합해도 33% 넘는 지분이 우호주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동국제강이 포스코강판 지분을 매각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포스코가 적대적M&A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백기사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포스코강판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포스코 주식 역시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포스코를 포함해 동국제강이 보유 중인 투자지분 전부를 매각한다고 보면 약 900억 원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종가 기준 포스코 뒤를 이어 가치가 가장 많이 나가는 상장사 주식은 JFE스틸홀딩스(256억 원), 한국철강(115억 원), KISCO홀딩스(49억 원), 웅진홀딩스(6억 원), KTB투자증권(1억 원) 순이다.

다만 포스코 외에 보유 중인 투자 지분은 매각을 시도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다. JFE스틸홀딩스는 양사의 협업 관계로 사들이게 된 주식이다. 세계 9위 철강사 JFE스틸은 슬래브 최적화 기술, 후판 압연 등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2000년대 중반 일본 내수시장에서 공급과잉이 시작되자 원활한 수요처를 갖출 필요성이 커졌고 이를 위해 파트너로 삼았던 곳이 동국제강이다.

이후 JFE스틸은 동국제강의 2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JFE스틸과 100% 자회사 JFE인터내셔널유럽이 보유한 동국제강 주식수는 총 1395만8404주로 14.64%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서로 주요 주주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만큼 동국제강 역시 JFE스틸홀딩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한국철강과 KISCO홀딩스 지분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털어내기 힘들 수도 있다는 평가다. 한국철강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삼촌이자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6남 장상돈 회장 일가가 이끌고 있는 곳이다. 2001년 동국제강에서 완전히 분리된 곳으로 KISCO홀딩스는 한국철강그룹의 지주사다. 경영권과는 동떨어진 소수 지분이어서 처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주식을 매각할 경우 사촌지간 회사간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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