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유동성 장세, '아는 것'에 투자하라" [지점랩의 고수]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압구정지점 부지점장
강예지 기자공개 2015-06-01 09:27:22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1900선에 머물러 있던 코스피가 2200을 바라보고 있다. 사상 최저의 예금금리에 주식시장에 들어온 투자자 중에는 수백 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시장에서는 심심찮게 들려온다. 8년 만에 돌아온 유동성 장세. 하지만 시장은 녹록하지 않다. 코스닥 시장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사진)은 "아는 영역에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 장세에서 살아남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영업현장에서는 흔히들 안정적인 투자를 '시장이 오를 때 불편하고 빠질 때 편안한 투자'로 정의한다. 배 부지점장에게 안정적 투자란 자신있는 영역에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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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지점장은 단기간에 고수익은 못올려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를 고수하고 있다. 그가 관리하는 자산은 100억 원 상당. 주식형 랩 계좌가 약 40%이고 위탁계좌가 60%다. 배 부지점장이 맡은 계좌 중에는 10년 동안 손해없이 꾸준히 수익을 낸 계좌도 있다.
배 부지점장은 "수의 논리가 있다. 한 번 잃고 난 뒤 회복하고 추가 수익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잃지 말자'는 것이 나의 투자원칙"이라고 말했다.
배 부지점장은 고객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단기간에 많이 벌지는 않아도 크게 잃지도 않는 방법이다. 운용중인 계좌를 보면 계단식 수익률을 나타내는 계좌가 많다. 포트폴리오별로 감내 가능한 손실 기준을 두고 이 기준을 넘어서면 매도해 추가 손실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장이 흔들릴 때 순간의 감정에 휩싸여 투자의사결정을 하지 않도록 한 나름의 리스크 관리법이다. 계좌별로 수익률이 다른데 지난해 최저 수익률은 10%, 최고 수익률은 200%를 기록했다.
배 부지점장은 종목 매매와 시장 매매를 가리지 않는다. 시세의 흐름이 비교적 합리적인 대형주는 차트 분석을 많이 하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벤트에 대응하는 투자자 심리를 읽어낸다. 예를 들어 실적발표나 전환사채(CB) 발행을 앞두고 매입·매도 물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중소형주와 대형주를 다루는 방법이 다르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소형주와 대형주 모두 변동성이 커졌다. 배 부지점장이 탑다운(Top-Down) 분석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보는 이유다.
배 부지점장은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인데 내달 가격제한폭이 두 배로 늘어나는 등 시장이 달라졌다"며 "공포심이 커진 이같은 시장에서는 나만의 근거를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부지점장은 앞으로 업황이 유망한 산업내에서도 1위를 달리는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해체 재활용 사업을 하는 인선이엔티가 대표적이다. 인선이엔티는 자동차를 해체한 뒤 처리된 자원을 재판매하거나 폐압을 고부가 철스크랩으로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배 부지점장은 "오랜 기간 고전했지만 영업이익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이라며 "국내에서는 유독 새 부품만을 고집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볼 때 자동차 중고부품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치산업이라 초기비용이 크지만 곧 가시적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DS테크놀로지도 배 부지점장의 기업 리스트에 올라있다. MDS테크놀로지는 자동차와 디지털기기, 휴대폰, 반도체, 국방·항공 등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실적을 기대할만한 산업이 몇 안되지만 배 부지점장이 눈여겨보는 산업의 키워드로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트레이딩 영역에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접근이 조심스럽다고 했다. 배 부지점장은 "단가를 인하해야 하거나 경쟁자가 출현하는 불안한 시장에는 투자할 자신이 없다"며 "최근 많이 오른 화장품 관련 기업이나 생활용품, 음식료품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생산하지 못하고 소비만 가능한 산업에 주목했다. 제조업의 경우 중국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문화콘텐츠는 다르다. 배 부지점장은 "중국이 만들지 못하고 따라잡기 힘들며 소비만 가능한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문화콘텐츠는 오랜 기간동안 경험이 쌓이고 발전해야 한다. 음원과 영화, 드라마 등 키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 부지점장은 연내 코스피가 3000까지 가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변동성이 국내 주식시장의 기회가 될 수 있고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가격제한폭 확대, 정보통제 강화 등 시장 체제가 변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롱숏펀드(Long·Short)의 영향력이 거세지면서 수급 변동성이 커졌다.
배 부지점장은 지금 시장이 "발전하기까지의 과도기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세를 중시하는 지금 시장에서는 변동성과 유동성 때문에 가치투자와 기술적 분석을 적절히 혼합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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