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벤처캐피탈업계에 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책임과 권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우선 중기청은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검사권한을 한국벤처투자(시장감시실)에 부여키로 했다. 인력부족으로 그 동안 사후 처리에 집중했던 창투사의 법령 위반 사항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중기청은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창투사별로 4~5년에 한 번씩 시행하던 정기검사를 2년에 한 번 실시하도록 변경,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벤처캐피탈업계의 모든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총괄 데이타베이스(DB)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중기청은 창업지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준비하는가 하면 추가 예산 확보 계획안을 마련해 뒀다. 올 가을에는 벤처캐피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실 중기청의 이 같은 대책은 늦은 감이 있다. 지난 10년간 벤처펀드 규모가 2~3배 이상 늘었지만 창투사 관리시스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중기청 벤처투자과에 소속된 소수의 인력이 100개가 넘는 창투사를 관리하느라 진땀만 뺐다. 전문성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수박 겉핥기 식의 관리감독이 되기 일쑤였다. 항상 사고가 발생한 이후 뒤늦게 조치를 취했고 이마저도 제대로 관리 되지 않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중기청에서 벤처캐피탈업계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방법이 잘못된 것일까. 중기청의 이번 방안에 대한 업계의 반응이 싸늘하다. 다양한 정부 부처의 자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해야 할 한국벤처투자가 중기청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벤처투자가 창투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더라도 문제있는 창투사를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중기청 직원의 통솔을 통해 정기검사의 실무업무 만을 처리한 뒤 DB화 하는 게 전부다. 물론 출자사업에 페널티를 줄 수 있지만 다른 유한책임사원(LP)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사전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감사원 감사나 국정감사 등에서 책임 추궁을 당할 위험 부담만 커질 수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중기청 산하 기관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무부처이자 사실상의 대주주인 중기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벤처투자는 독립적인 경영이 보장돼야 하는 특수한 기관이기도 하다.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 등 다양한 정부 부처의 자금을 운용하는 모태펀드의 임무를 가지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창투사 정기검사나 정보취합, DB관리 보다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자펀드를 운용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한국벤처투자는 명심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