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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지분 2% 남긴 정의선 부회장, 흥행 의식했나 현대차그룹과의 연결고리 부각 노림수...상장 후 블록딜로 처분할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5-06-05 09:35: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이노션 상장을 통해 보유 주식을 전부 매각하지 않고 지분 2%를 남겨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정 부회장이 지분을 하나도 남기지 않을 경우 자칫 이노션의 기업공개(IPO)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지분 보유는 이노션이 현대차그룹이라는 캡티브 마켓을 계속해서 확보·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인식을 투자자에 심어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승계자금이 필요한 정 부회장 입장에서 상장 이후 블록딜 등을 통해 잔여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노션은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거래소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공모주식은 총 500만 1000주로 신주 모집 200만 주와 구주 매출 300만 1000주다. 최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보유 지분(40%) 가운데 12.01%를 팔고, 정 부회장은 10% 중 8%를 매각할 예정이다. 오너 일가의 잔여 지분율을 29.99%로 맞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공모 구조와 관련해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정의선 부회장의 구주매출 분량이다. 전량 매각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이노션 지분을 2% 남겨두기로 했다. 어차피 정성이 고문이 최대주주로서 이노션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동생인 정 부회장은 지분을 전량 처분함으로써 누나에게 힘을 밀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던 상황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 부회장의 이번 결정이 이노션의 IPO 흥행을 고려한 의사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노션은 엄밀히 따지면 현대차 계열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현대차 계열의 광고 물량을 영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을 이끌어 갈 정 부회장이 지분을 조금이라도 보유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현대차그룹과의 비즈니스 관계가 유지되는 것으로 투자자에 비춰질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상장이 오너 일가의 구주매출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정 고문으로서는 상장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여론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동생이 소수 지분이라도 계속 갖고 있는 것이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희망가(6만4000~7만1000원)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낮게 설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구주매출 이후 이노션 잔여 지분(2%)을 계속해서 보유해 나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글로비스 지분을 처분한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주가 향방에 따라 이노션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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