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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규 보광 회장, '형'덕에 반도체사업 입문 보광창투 통해 반도체 회사 M&A '물꼬'...전자분야서 못다핀 '꿈'

장소희 기자공개 2015-06-19 08:07: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8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광그룹 전자 계열사의 워크아웃과 법정관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석규 보광 회장이 전자사업을 시작하는데 형인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휘닉스파크를 운영하며 레저사업에 머물렀던 홍석규 회장은 보광창업투자가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전자업계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하기 시작해 주력 계열사로 키울 수 있었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홍석규 보광 회장은 지난 2002년 보광창업투자가 운용하는 IT전문투자조합을 통해 STS반도체통신 지분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전자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보광창업투자는 홍 회장의 형인 홍석준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로 IT전용 펀드를 통해 투자한 STS반도체통신 지분을 순차적으로 보광그룹에 넘겼다.

보광그룹 반도체 사업의 핵심인 STS반도체 지분을 매입하는데 전 계열사가 동원됐다. 홍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광, 한국문화진흥을 비롯해 전자사업을 위해 설립한 계열사 일부(휘닉스디지탈테크, 휘닉스디스플레이전자)도 STS반도체 지분 확보에 뛰어들었다. 보광창업투자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보광그룹으로 완전히 넘어온 지난 2005년, 홍 회장은 STS반도체 지분 1.3%를 개인적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2년 후인 2007년부터는 홍 회장이 직접 경영에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전자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보광그룹은 STS반도체 인수를 시작으로 전자업계 유망업체들을 인수하는데 적극 뛰어들었다. 이번에 보광그룹 전자계열사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BK E&T(옛 BK LCD)도 지난 2005년 인수한 기업 중 하나다. 인수 당시 사명은 '위테크'로 LCD 구동모듈과 메모리 모듈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지난해 BK E&T로 흡수된 '에이원테크'도 같은 시기 보광그룹이 인수한 회사다. 이후에도 보광그룹은 '코아로직', '일창프리시젼' 등을 인수하며 반도체설계, 반도체 메모리 모듈 방열장치와 같은 반도체 부품 라인업 구축에도 성공했다.

이 과정에도 보광창업투자와 형인 홍석준 회장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STS반도체 인수 이후로는 보광창업투자가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M&A를 시도하지 않았지만 IT업계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홍석준 회장 측근들이 인수 과정에 조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홍석준 회장과 보광창업투자는 홍석규 회장 외에도 홍석현 중앙일보 전 회장의 벤처투자에도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홍석준 회장의 조언을 받아들인 홍석규 회장은 전방위적인 그룹 자금력 동원해 그룹 DNA를 '레저'에서 '반도체'로 바꿨다. 일련의 대단위 투자는 반도체 수직 계열화 구축과 궤를 같이 한다. STS반도체와 BK E&T를 중심으로 반도체 전공정과 후공정 부문을 커버하고 코아로직을 통해 반도체 개발을, 휘닉스디지탈테크와 휘닉스디스플레이소재에서 부품과 소재를 공급받는 구조다.

하지만 STS반도체의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형의 조력을 받아 사세를 넓히려 한 홍석규 회장의 꿈도 결국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형제들간 별도의 회합을 통해 STS반도체 살리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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