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복합점포 입점을 둘러싼 4가지 논란 시범운영은 미봉책…2년 동안 대책마련 필수
윤 동 기자공개 2015-07-08 10:35:3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6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보험산업에서 가장 큰 화젯거리는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 문제다. 복합점포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올해 3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임 위원장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임 시기에 복합점포 1호를 개설했으며, 금융위원장에 취임한 뒤에는 금융권 전체를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관련 사항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그러나 삼성 등 비금융지주계 대형 보험사들이 '은행 밀어주기'라고 반발하면서 복합점포에 대한 찬반논쟁이 격렬해졌다. 100여일간의 논의 끝에 당분간 보험사 입점 복합점포를 금융지주 당 3곳으로 제한해 시범운영하는 것으로 일단락 내려졌다.
그러나 '시범운영'은 결국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둘러싼 논란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년간의 시범운영 기간 동안 이 논란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찬반논쟁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논란1 - 방카슈랑스 25% 룰 지켜질까
2009년부터 5년 간 생명보험사의 초회보험료의 모집형태별 비중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방카슈랑스가 절반 이상(50.8%)을 차지해 설계사(23.8%) 채널의 비중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손보사는 평균 9.6%로 생보사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으나 2009년 6%에서 2013년 12%로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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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때문에 시중 은행이 계열 보험사 상품을 밀어주기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방카슈랑스 25% 룰'은 필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만약 25% 룰이 흔들릴 경우 업계 4위 농협생명이 전통의 빅3를 추월하는 등 업계 구도가 다시 짜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복합점포 도입에 반대하는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은 은행이 계약체결만 계열 보험사에 넘기면 사실상 25% 룰이 있더라도 몰아주기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은행권은 '실상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타사의 방카슈랑스 상품을 팔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아무리 계열사라고 해도 고객을 무상으로 넘겨주겠느냐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점은 물론 은행원에도 다 목표가 부여되고, 평가를 잘 받으려면 성과가 좋아야 된다"며 "계열사라고해도 수수료도 안 받고 고객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2 - 소비자 편의 증진될까
복합점포를 통해 금융 소비자의 이익이 높아지는가 하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금융위원회나 금융지주 등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을 찬성하는 측은 고객이 한 곳에서 모든 금융권역의 상품을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돼 소비자 편익이 증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올해 초 시행된 은행·증권 복합점포의 사례를 보면 복합점포에 입점한 증권사 지점의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을 찾은 고객이 같이 입점한 증권사의 상품에도 가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비금융지주계 보험사들은 복합점포를 찾은 고객이 오히려 입점한 보험사의 상품만 추천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제도 도입 이후 복합점포를 찾아오는 고객은 특정 금융사 브랜드와 거래하려고 찾아오는 고객"이라며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주장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는 "보험의 측면만보면 여러 회사의 다양한 상품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독립보험대리점(GA)에 비해 선택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3 - 40만 설계사 생계문제
복합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할 경우 보험사의 전속설계사들이 생계문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된다. 복합점포의 확대로 설계사를 거치지 않는 보험판매가 늘어날 경우 40만에 이르는 보험사 설계사들의 대량 실업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다만 설계사의 생계문제도 이전 방카슈랑스 도입을 근거로 분석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시기에도 이와 유사한 설계사 생계논란이 일어났으나 제도 도입 이후 문제가 크게 심화되지는 않았다.
생보사 평균 설계사 추이를 보면 방카슈랑스가 도입된 직후인 2004~2005년에 총 1만 9600명(13.66%)이 줄어들었으나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 2007년에 2003년 수치를 넘었고 이후 계속 그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손보사 평균 설계사 숫자는 2003년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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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4 - 복합점포, 은행 밀어주기?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은 수익성의 한계에 이른 은행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해서 증권이나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역의 성장 가능성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 복합점포 도입 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카슈랑스도 보험사보다 은행이 더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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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이 같은 상황에서 복합점포를 도입하는 것은 지나친 '은행 우선주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임 위원장은 얼마 전까지 NH농협금융에 몸을 담았기 때문에 'NH 밀어주기'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까지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는 은행 외에 증권이나 보험 등 2금융권을 육성한다고 하는데 하는 일을 보면 전부 은행 중심"이라며 "당국이 이렇게 은행만 편들면 다른 권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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