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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아닌 '신동빈'의 쿠테타? [롯데 왕자의 난]'원 리더' 행보에 신격호 회장 심기불편, 신동주·영자 견제에 '역공'

장지현 기자공개 2015-07-28 18:1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8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동빈 원톱' 체제의 적통성도 흔들리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서 신격호 총괄회장뿐만 아니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에 선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핵심 관계자는 28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은 겉으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도한 쿠데타의 결과물로 보이지만 사실 이면을 들춰보면 신동빈 회장의 쿠테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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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계열사 이사직 해임은 일시적 징계인데 신동빈 회장이 후계구도에 쐐기를 박기 위해 여러 돌출행동을 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연초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을 다수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한 것은 축출이 아니라 일시적인 '귀양 보내기'였다"며 "이를 틈타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상징인 지바 롯데마린스 구단을 방문하거나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식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원 롯데, 원 리더(One Lotte, One Leader)를 강조하는 등 후계자 쐐기를 박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행보에 언짢아하던 가운데 특히 한국에서 '신동빈 회장의 한일 원톱 경영체제'가 기정사실처럼 보도되자 결국 일본으로 건너가 차남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한다. 일본에 도착한 신 총괄회장은 지난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에 나타나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에 대한 해임을 발표했다.

이에 반발한 신동빈 회장 역시 그룹의 핵심 관계자들을 대거 대동해 바로 일본으로 갔다. 신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은 신 총괄회장의 27일 이사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재계 안팎에서는 94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 능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여전히 활발하게 경영에 관여를 하고 있다.

앞서 27일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매일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의 방문객 수와 매출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롯데월드몰을 직접 방문했고 6월에는 롯데월드타워의 디자인과 활용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본인의 의견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계열사 CEO들로부터 보통 하루씩 돌아가며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올 초 신동빈 회장 역시 직접 "아버지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관건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과 한일 롯데그룹 지주사인 광윤사 지분의 향방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일본롯데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들이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무리하게 일본으로 데리고 가 일방적으로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발표했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해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그룹을 대표해 향후 양사의 시너지 창출과 이를 통한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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