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신동빈' 맥주가 살린다 [유통가 신성장전략]주류사업이 역성장 막아…오너 애착이 '성장 동력'
이경주 기자공개 2015-07-16 09:17: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4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는 마이너스 3.1%, 올해 1분기는 마이너스 3.5%. 롯데칠성음료 전체 매출에서 주류사업부문 매출을 제외한 매출성장률이다. 하지만 주류 부문을 더하면 전체 성장률은 플러스로 바뀐다.소위 '신동빈 맥주'로 불리는 '클라우드'가 주류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끌어내며 롯데칠성음료의 역성장을 막고 있다. 명실상부 맥주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주류사업이 역성장 막아
15일 롯데칠성음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별도기준 올해 1분기 매출 496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3.2% 늘었다. 주류 부문이 있었기에 가능한 플러스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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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기간 주류 부문 매출은 1601억원에서 1869억원으로 16.8%나 증가했다. 반면 핵심인 음료 부문은 3084억원에서 3053억원으로 1% 감소했으며 기타 부문도 126억원에서 43억원으로 65.6%나 줄었다. 주류부문 제외 시 롯데칠성음료 매출은 3.5%후퇴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전체 매출(2조837억원)이 전년에 비해 2.7%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기간 주류부문(6825억원) 매출이 16.9%나 늘어난 덕이다. 이 기간 음료부문(1조3626억원)은 1.9%, 기타부문(386억원)은 32.9% 줄었다. 주류부문 제외 시 매출은 3.1% 감소한다.
주류부문 성장의 주역은 지난해 4월 출시된 클라우드다. 클라우드는 올해는 1분기 196억 매출을 기록해 같은기간 주류부문 매출증가분(268억원)의 73%를 담당했다.
특히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클라우드는 올해 2분기 매출 26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한 분기에만 지난해 연간매출(440억원) 58%를 벌었다. 1분기 매출까지 더하면 상반기 매출(452억원)은 지난해 연간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클라우드는 올해 출시 1년 만에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 신동빈 회장의 애착, 롯데칠성 성장동력으로
기업을 평가할 때 오너의 성향과 관심은 짚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요소다. 그런 면에서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사업은 일반적인 신사업과 다른 각도에서 조명되고 있다. 맥주사업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남다른 애착 때문이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신 회장은 자산규모가 90조원에 달하는 재계 5위 롯데그룹 총수다. 그룹핵심인 유통사업 침체와 제2롯데월드 문제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롯데리아, 롯데알미늄 등 비주력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잇따라 사퇴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주사업은 예외였다.
신 회장은 클라우드 출시과정에 모두 관여했다. 클라우드 출시를 두 달 앞둔 지난해 2월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클라우드 시제품을 맛보게 하고 직접 반응을 체크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최종적으로 클라우드를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같은해 4월 클라우드 생산공장인 충주공장 준공식에도 직접 참여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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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 장소를 충주공장으로 선정하려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은 사장단 회의장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전통이 있다. 보통 그룹의 주력사업과 관련된 현장이 선정된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그룹 숙원사업 현장인 제2롯데월드에서 열렸다. 그만큼 신 회장이 맥주사업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뜻이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막판에 장소가 바뀌긴 했지만 1~2년 전 쯤 충주공장에서 사장단 회의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와 공장을 깨끗이 청소해 놓은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출시 후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졌다.
롯데마트와 코리아세븐 등 유통계열사들이 클라우드를 매장 매대에 전진 배치시키며 앞장섰다. 그 결과 클라우드는 출시 두 달 만에 롯데마트에서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당시 클라우드는 공장을 풀가동해도 팔 수 있는 물량이 전체 맥주시장의 3%밖에 안됐다. 롯데마트가 전폭적으로 밀어준 셈이다. 이밖에 TGI프라이데이와 롯데호텔 등 서비스업 기반 계열사들이 취급 맥주를 경쟁사 제품에서 클라우드로 바꾸며 일조했다.
업계는 맥주사업에 대한 이같은 신 회장의 남다른 애착이 롯데칠성음료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신 회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클라우드를 성공시켜야 한다'고 경영진에게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며 "단순히 점유율을 늘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맥주 시장의 새 지평을 열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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