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29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 업계가 힘들다는 요즘이지만 롯데카드의 부진은 유독 두드러져 보인다. '정보유출 카드사'라는 낙인 탓에 2년 연속 금융민원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았고 금감원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카드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사고 이후 실적도 줄곧 내리막길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만 해도 각각 422억 원, 311억 원으로, 정보유출 사태가 터졌던 지난해 1분기보다 31.4%, 28.5% 더 떨어졌다.
다른 카드사들이 분사와 통합 등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사이 롯데카드만 나홀로 뒷걸음질 치고 있었던 셈이다. 하물며 정보유출 사태를 함께 겪은 KB국민카드와 NH농협은행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신응환 NH농협카드 사장의 경영 성과를 빗대어 롯데카드의 부진을 채정병 사장의 경영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정보유출사태 타개역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지만 유독 롯데카드 실적만 부진한 것은 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그에게 전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업황 자체가 롯데카드에 불리하게 돌아간 측면이 없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이다. 정부는 체크카드의 소득 공제 확대를 추진해 체크카드 활성화를 주도했다. 덕분에 은행계 카드사들에겐 최적의 영업 환경이 조성됐지만 롯데와 같은 기업계 카드사는 손가락만 빨아야 했다;
여기에 주 수익원인 캡티브 마켓에서 조차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 롯데월드타워 마저 부실 논란이 일면서 롯데카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단기간 내 롯데카드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금으로선 신규고객 유치가 절실한 데 이들을 끌어올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많지 않다. 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빠졌고 함께 중위권 선두를 두고 다투는 우리나 하나카드처럼 분사와 통합을 통한 '제2의 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채 사장의 남은 임기는 9개월. 롯데카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채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에 짧다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롯데카드를 살릴 채정병 사장의 마지막 카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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