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동주 '20년 공든 탑' 무너뜨린 비결은 [롯데 왕자의 난]한국 롯데 성장, 경영능력 인정 받아…日 명문가 '처가' 덕도 누려
장지현 기자공개 2015-07-30 08:38:58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9일 12: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신동빈', 일본은 '신동주'. 지난 20년 동안 롯데그룹 후계구도의 정설로 여겨졌던 공식이다.하지만 동생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 롯데그룹에서 기반을 닦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단번에 제압했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는 순간 신 전 부회장의 20년 공든 탑도 한 번에 무너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87년 일본 롯데상사 미국지사장으로 입사한 뒤 줄곧 일본 롯데그룹을 도맡았다. 1991년 ㈜롯데 전무이사에 올랐고, 이후 일본 롯데 입사 22년 만인 2009년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2011년에는 롯데상사㈜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취임했다. 롯데상사㈜의 사장 교체는 1952년 12월 롯데상사㈜가 ㈜롯데에서 분리된 이래 5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전까지 롯데상사㈜의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맡고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했지만 1994년 코리아세븐 상무로 발령나면서 한국 롯데그룹 경영을 본격적으로 도맡았다. 이후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부사장, 롯데그룹 부회장을 거쳐 2011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한국 생활을 오래한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관계자들까지 섭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경영 능력'에서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과 해외 시장진출로 한국 롯데그룹을 재계 서열 5위에 올려 놓았다. 신 회장은 두산주류, 하이마트, GS리테일 백화점 및 마트사업부,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또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롯데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한국 롯데그룹 매출규모는 2000년 13조 원에서 지난 2013년 83조3000억 원으로 12년 사이 6배 이상 커졌다.
|
내부 거래를 제외한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매출 규모차는 14.5배에 달한다. 일본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기준 일본롯데는 3조 8229억 원, 한국롯데는 55조 418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일본롯데가 2130억 원, 한국롯데가 2조 9932억 원으로 14배 크다. 자산규모도 일본롯데는 5조 8532억 원인 반면 한국롯데는 약 15배 수준인 84조 8211억 원에 달한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 이사 7명 가운데 본인과 아버지를 제외한 5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도 이러한 경영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처가'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평범한 여성과 결혼을 한 반면 신동빈 회장은 일본 귀족 가문 출신의 부인을 뒀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7년 앞서 1985년 6월 결혼했다. 일본 귀족 가문 출신인 다이세이건설 오고 요시마사 부회장의 차녀 마나미 씨가 반려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수상이 주례를 하고 나카소네 현직 수상이 축사를 하는 등 그의 결혼식에 일본 정·재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신 회장은 100억 엔(937억 원) 안팎의 비용을 들여 화려한 결혼식을 치렀다. 세간에서는 신격호 가문이 일본 귀족계급과 혼맥을 만들어 일본 상류 사회에 진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일본 출장길에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재미교포 사업가 조덕만 씨의 차녀 조은주 씨와 연애결혼을 했다. 조은주 씨는 대학과 대학원을 모두 UCLA에서 마쳤다. 결혼 직전까지 일본 미쓰비시상사 미국 지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덕만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소규모 무역업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부인 덕에 일본 정·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에 오래 있었지만 인맥에서 동생에게 밀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정철 브이티 공동대표, 140만주 매각 예고
- [i-point]시노펙스, 유튜브 통해 적극 주주 소통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빅텐츠 인수 예고한 나노캠텍, 내실 다지기 '글쎄'
- [IR Briefing]'경영권 분쟁 일축' 에스켐 "OLED 소재 전문 공급사 도약"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