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개봉한 '암살'이 개봉 2주만에 8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전 한국형 텐트-폴 무비(흥행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기대를 모았지만 헐리우드 대작과 개봉시기가 비슷해 우려를 자아냈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암살의 흥행 성적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들 역시 안도하는 분위기다. 상반기 한국 영화의 극심한 부진 속에 투자손실이 이어졌지만 이번 흥행으로 새로운 반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한국 영화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4000만 명에 그쳤다. 전체 관람객 수의 절반도 차지하지 못한 수준이다. 이 같은 한국 영화의 흥행 실패는 문화콘텐츠 벤처캐피탈의 수익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상반기 이들 벤처캐피탈들의 운용조합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일부에선 아예 개점 휴업을 선언하며 투자 자체를 피하기까지 했다. 문화콘텐츠 벤처캐피탈들이 단순 자금 조달 역할을 넘어 메인 투자자로 변화에 나선만큼 흥행 부진의 여파는 곧바로 투자 수익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승승장구하던 한국 영화산업이 부진에 빠진 것은 장점이던 다양성과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사들은 예년 흥행 사례를 고스란히 적용한 작품만을 쏟아내며 변화하는 관객의 눈높이를 외면했다. 벤처캐피탈 역시 시장(관객)과 영화간 접점을 찾는 노력 없이 투자실적에만 열을 올렸다. 충분한 고민없이 몇 개 영화에, 얼마 만큼을 투자했다는 식의 숫자 채우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다행히 하반기 들어 한국 영화는 예전의 '저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기대작들이 잇따른 개봉을 준비중이고 벤처캐피탈들도 꼼꼼한 투자 전략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지난해 관객 1억 명이란 '대박'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참신한 소재로 다양한 관객 요구에 대응한다는 한국 영화산업의 성공 요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영화를 '산업'으로 견인해 온 문화콘텐츠 벤처캐피탈의 선전을 다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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