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세무조사 '칼끝' 정책본부 향할까 [롯데 왕자의 난]실체 못밝힌 수상한 자금흐름 중심..日자료 확보시 집중 해부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5-08-17 08:49:43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3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을 향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정책본부가 재차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 산하에 자리잡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정책본부는 과거 세무조사에서도 여러 차례 의혹의 중심에 섰다. 만약 세무조사가 본격화된다면 정책본부에 대한 집중 조사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국세청은 과거 롯데그룹 계열들을 대상으로 잇단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정책본부를 향한 자금흐름을 주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0년 10월 벌어진 롯데건설 세무조사다. 특별 세무조사 전담반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당시 세무조사를 거쳐 롯데건설에 약 800억 원대 추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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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당시 세무조사에서 롯데건설로부터 롯데쇼핑 정책본부로 흘러 들어간 자금 흐름을 집중 추궁했다. 거액의 자금이 수년간 정책본부에 '인건비' 형태로 흘러 들어갔지만 이에 대한 사용처가 불분명했다. 국세청은 자금의 최종 종착지를 일본 롯데그룹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지만 이를 파악하는데는 결국 실패했다.
자금흐름 확인이 어려웠던 이유는 정책본부를 들여다보려면 그룹사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당시 국세청은 정권 차원의 친기업적 정서와 글로벌 경제위기 속 국내 기업들의 불안한 경영환경을 감안해 표적 조사나 꼬리를 물고 들어가는 전방위 계열 조사를 피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세무조사는 단일 기업 조사로만 마무리됐다.
그런데 국세청은 몇 년 후 별도로 착수한 롯데쇼핑 세무조사에서 관련 자금 흐름을 점검할 기회를 가졌다. 지난 2013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마트 본사, 소공동 롯데백화점 및 롯데슈퍼, 롯데시네마 등 롯데쇼핑 4개 사업부에 100여 명에 달하는 조사관을 동시 파견하고 본격적인 세무조사 시작을 알렸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은 정책본부에 들러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부를 확보해가는 등 예치조사를 벌였다. 롯데쇼핑에만 국한된 세무조사였다면 굳이 정책본부 자료를 압수해갈 이유는 크지 않았다. 롯데쇼핑과 더불어 정책본부 자체의 문제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관측됐다. 롯데건설 세무조사 당시 확인됐던 정책본부로 흘러간 수상한 자금흐름 등의 조사로 비쳐졌다.
하지만 롯데쇼핑 세무조사에서도 국세청은 자금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갔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일본 롯데그룹으로 일부 자금이 간 정황은 있었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일본 세무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탓이 컸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일본 국세청 역시 롯데홀딩스 세무조사를 비슷한 시점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돼 주주들의 정보와 자금흐름의 파악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었지만 자료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를 뒤로 하고 국세청은 최근 일본 국세청에 재차 자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신격호 총괄회장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불거지고 불투명한 주주현황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일자 정확한 정보 확인에 나섰다. 국세청은 신 총괄회장 등의 현지 과세내역과 배당소득 규모 등에 대한 공식 자료를 일본 국세청에 최근 요청했다.
만약 일본 국세청이 요청을 받아들여 자료를 제공할 경우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 세무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경우 계열간 수상한 자금흐름의 중심에 서 있던 정책본부에 대한 집중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세무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자금 흐름의 말단을 (일본 국세청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면 과거 세무조사에서 의혹을 샀던 부분들에 대한 소명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현지에서 이를 받아들일지, 또 받아들이더라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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