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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맹희의 눈물' 땅에 묻혀서도 삼성家와 결별 용인 선영 공동소유서 배제…아버지 곁에 못 묻혀

장지현 기자공개 2015-08-18 11:37:15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에서 암으로 별세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시신이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다.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며 삼성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그는 장기간 외유 생활 끝에 싸늘한 주검이 돼서 다시 고국 땅을 밟는다.

삼성가 장남으로 태어나 그룹 총수 대행에서 수 십 년간 야인생활에 이르기까지 그의 힘겨운 여정은 끝이 났으나 선친인 고(故) 이병철 회장 곁에는 묻히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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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CJ그룹 관계자는 "이르면 17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을 통해 운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장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다만 부친이 잠들어 있는 용인 선영 땅에 묻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병철 회장은 살아생전 이맹희 명예회장을 제외한 직계 자식들과 손자들에 한해서만 현재 가족묘지가 있는 토지의 공동 소유권자로 등재작업을 진행했다.

범 삼성일가의 선영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이다. 이곳에는 고 이병철 회장과 그의 부인인 고 박두을 여사의 묘지가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회장은 이곳에 묻히지 못하게 됐다. 그의 자녀 가운데 이맹희 회장만 가족묘지 공동소유자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용인시청에 따르면 고 이병철 회장을 포함해 삼성가 후손 29명이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가실리 일원 8만 2069㎡(2만 4869평)의 공동 소유권자로 등재돼 있다. 해당 토지는 모두 27개 필지로 호암미술관을 포함한 주변 선영과 삼성인력개발원 인근 토지 등이 포함된다.

이 토지는 대부분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취득한 땅이다. 이 회장은 폐암으로 별세하기 3년 전인 1984년 10월 토지 소유권을 모두 합유(공동명의)로 변경했다. 그의 자녀와 후손들이 공동 소유자로 등재됐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인희·창희·숙희·순희·덕희·명희 등 2남 5녀의 직계자녀와 손자들의 이름이 올랐다.

이맹희 회장은 그러나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족묘지에서 조차 선친으로부터 배제당했다. 다만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션즈 대표는 명단에 포함됐다. 그만큼 이병철 회장과 이맹희 명예회장 간 갈등의 골이 깊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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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가실리 호암미수관 입구, 자료 : 다음 지도>

두 사람의 갈등은 이 명예회장이 1966년부터 7년 동안 삼성그룹 총수역할을 대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이병철 회장이 모든 현직에서 사퇴하게 되자 이 명예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그는 아버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후계자 자리도 동생 이건희 회장에게 넘기게 됐다.

결정적으로 부자사이가 틀어진 것은 청와대 투서 사건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 명예회장은 1969년 동생인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청와대에 삼성의 비리를 투서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삼성그룹 총수 자리를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내주고 수 십 년 동안 해외에서 야인 생활을 해온 이맹희 회장은 결국 눈을 감고서도 아버지와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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