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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넘치는 실탄 어디에 쓸까 현금성자산 5060억..바이오니아 이어 추가 투자 가능성 제기

김선규 기자공개 2015-09-09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7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의 현금성 자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통상적인 운전자금 성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확보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R&D투자 확대와 성장동력 발굴을 강조한 이정희 사장이 투자활동에 적극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유한양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현금성자산(단기투자자산포함)은 올해 6월 말 기준 506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3745억 원)와 비교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1300억 원 더 비축한 셈이다. 2010년 이후 현금성자산은 3000억 원 안팎 수준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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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이 이렇게 늘어난 데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매출채권 회수가 빨라진 점이다. 2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은 188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억 원 가량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0억 원을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전에 비해 매출채권 회수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도 컸다. 유한양행이 2분기까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508억 원으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른 배경으로는 단기투자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600억 원 가량의 회사채와 원자재지수연계 파생결합증권이 만기 1년 이내에 도래하면서 장기투자자산에서 단기투자자산으로 대체됐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하반기 대규모 M&A를 앞두고 현금을 비축해 나갈 가능성에 주목한다. 지난 3일 유전자 연구업체인 '바이오니아'에 100억 원을 투자하면서 M&A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신호탄을 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유한양행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신약 연구개발을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유한양행 관계자는 "벤처기업 인수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약개발 능력을 지닌 기업에 투자해 R&D파이프라인 확대와 신약개발 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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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2010년 이후 간간이 벤처기업에 투자해왔다. 지난 2011년 관절염치료제, 수퍼항생제 등을 개발 중인 엔솔테크에 45억 원을 투자했고, 2012년에는 한올바이오파마와 테라젠이텍스에 각각 295억 원, 200억 원을 투자해 9.26%, 9.17%의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R&D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바이오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선에 그쳤다.

올해 들어 유한양행은 이전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처기업 인수를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공동기술개발 및 투자유치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선 R&D개발실-중앙연구소-미래전략실 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R&D전략과 M&A매물 물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테라젠이텍스와 유전체분석 서비스인 '헬로진' 공동판매를 강화하고 엔솔테크가 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바이오니아 지분 참여도 유전체 분석업체인 테라젠이텍스 투자의 연장선상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테라젠이텍스과 바이오니아의 유전자 분석연구를 활용해 관련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 환경변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서 유한양행의 벤처기업 투자는 자연스러운 행보로 보인다"며 "풍부한 유동성과 이정희 사장의 변화 의지가 강해 M&A와 신규사업 진출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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