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삼성전자, 구조조정 룰 깰까 영업이익 비례 인력조정, 정부 일자리창출 기조 부담
이경주 기자공개 2015-09-10 08:23:02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9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단행했던 인력 구조조정에 일관된 법칙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개선되면 다음해 인력 확충이 뒤따랐고, 악화될 경우 어김없이 구조조정이 이뤄졌다.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삼성전자가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의 기업 일자리창출 기조와 맞물려 이 같은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말 기준 삼성전자 직원 수는 전년 영업이익에 비례해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영업이익이 11조 5777억 원으로 전년 6조 319억 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자 이듬해 직원 수가 9만 5659명으로 전년 8만 5085명에 비해 12.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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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도 영업이익(17조2965억 원)이 전년에 비해 49.4% 또다시 급증하자 2011년 직원 수가 10만 1970명으로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2011년에는 영업이익(16조2497억 원)이 전년에 비해 6.1% 줄자 이듬해 무려 1만 1270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2012년 직원 수는 9만 700명으로 전년에 비해 11.1% 줄었다.
2012년에는 영업이익(29조 493억 원)이 다시 전년에 비해 78.7% 증가했고, 이에 따라 2013년 직원 수(9만5794명)도 5.6%늘었다. 2013년에는 영업이익이 36조 785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6.6%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4년 직원 수도 9만 9382명으로 전년에 비해 4000명가량 늘었다.
기업이 실적에 비례해 인력조정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예외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확실한 기준을 두고 인력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딘다.
인력 충원과 감원 여부는 철저히 영업이익을 따랐다. 매출은 직원 수에 비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08년 매출이 121조 원대에서 2013년 228조 원대로 성장하기까지 부침 없이 우상향만 했다. 2012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됐을 때에도 그해 매출(201조원)은 전년에 비해 21.9% 증가했다. 2011년 매출(165조원)도 전년에 비해 6.7% 늘었다. 일감이 아니라 철저히 수익에 기반해 인력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인력 감원 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5조 25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1.97%나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206조 2059억 원)도 9.8%나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95조 6554억 원)과 영업이익(12조 8773억 원)이 전년에 비해 각각 9.8%, 17.9% 줄었다.
지금까지 관행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지원부서 인력 1000여 명 중 약 10%를 퇴직이나 전출 등을 통해 줄이기로 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정부가 최근 기업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관행을 깨뜨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앞서 정부 정책에 호응해 지난달 2017년까지 신규투자를 통해 1만 86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되면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된다.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정금용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은 '10% 감원설'에 대해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사 인력 조정은 일상적으로 해오던 것"이라며 "감원이 아닌 재배치"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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