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RP 열풍타고 증권사 외화채권 급증 KP투자·ELS 헤지자산 확대 영향…상반기 2.4조 증가
강예지 기자/ 서정은 기자공개 2015-10-01 06:32: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외화채권이 올해 들어 2조 40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에 해외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에 투자해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를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ELS(주가연계증권)의 헤지를 위해 외화채권에 투자하면서 외화채권 보유량이 늘어난 증권사도 있었다.◇증권사, 상반기 외화채권 2조 4181억 원 투자…KP 투자 꾸준히 증가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증권사들이 단기매매금융자산으로 보유한 외화채권 잔액은 6조 7303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 4443억 원이 늘었다. 회사별 잔액으로는 현대증권이 9310억 원으로 외화채권 보유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신한금융투자(7603억 원) 대우증권(7466억 원), 대신증권(7220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외화채권 잔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올 들어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외화채권 잔액은 지난해말 대비 162%, 현대증권은 134%, 한화투자증권은 104%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의 외화채권 잔액은 56%, 신한금융투자 45%, 대신증권 44%, KDB대우증권은 40% 각각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외화증권투자는 지난 2013년 6월말 이래 매분기 증가했다. 해외채권 투자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인 KP(Korean Paper) 투자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증권사의 KP 투자잔액은 2013년말 19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래 매분기 꾸준히 증가해 지난 6월말 기준 3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저금리에 해외채권을 찾는 증권사가 늘어난 가운데 우량 등급의 KP에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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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투자해 리테일 고객 대상으로 달러 RP 판매
외화채권 보유잔액이 많은 상위 9개 증권사 중 다수는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를 적극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RP의 대상 증권으로 국내 공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인 KP를 활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이 KP에 투자해 고객에게 달러 RP를 판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물은 달러로 운용 가능한 KP물을 담고 있고 달러 현금도 있다"며 "미국채 선물과 달러 IRS(이자율 스왑) 등으로 헤지하고 선물환으로 달러를 조달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말 주요 증권사별 달러 RP 판매잔고를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2억 11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우증권(1억 7860만 달러), NH투자증권(1억 85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별로 달러 RP를 판매하기 시작한 시기가 다른데, 대우증권이 2008년 달러 RP 판매를 개시해 다른 회사보다 빨랐다. 대신증권은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달러 RP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증권사보다 늦게 판매를 시작해 판매잔고(7198만 달러)가 비교적 적었다.
미국의 달러 약세가 지속되자 달러가 저렴할 때 매입해 강세로 전환시 환차익을 얻는 전략으로 최근 수 년간 여러 증권사들이 달러 RP를 출시했다. 달러 외화예금이 급증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인데 증권사에서는 은행권의 외화예금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로 고객을 유치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달러 RP는 수시형, 7~30일, 31~60일 등으로 다양한 만기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181~365일 만기에 연 1.00%를 지급하는 것이 최고 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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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나 DLB로 모인 자금 중 일부를 해외채권에 투자해 해외채권 비중이 늘어난 증권사도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지수 ELS의 헤지를 위한 매입자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봐야 한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이 나오면서 헤지수단도 다양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몇몇 증권사들이 기관투자가 한 두 곳을 통해 DLB로 자금을 모았고 이를 외화채 위주로 운용했다"며 "2분기에 DLB 발행이 많이 늘어난 곳들은 이런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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