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LG상사, 공모채 접고 여신성 조달 배경은 만기 차환 사실상 포기, 대출채권 유동화

황철 기자공개 2015-09-24 09:12:01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2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가 유동화시장을 우회한 사실상의 은행권 여신으로 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10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A급 우량 기업이 간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회사채 차환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은행권 대출의 경우 회사채에 비해 조달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

각종 M&A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증가, 2분기 실적 저하, 시장 수급 불안 등 회사채 차환 발행에 불리한 여건이 형성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LG그룹 전반의 신인도 저하 역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

◇ 실질적 우리은행 대출채권, ABCP로 유동화

LG상사는 16일 만기 7년에 이르는 대출을 집행해 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발행하고, 이 자금을 대여 받는 형태다.

우리은행이 ABCP 매입약정과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뒤집어 보면 우리은행이 여신성 자금을 집행하고 이를 기초로 ABCP를 발행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ABCP는 1회차 2개월, 2회차부터 29회차까지는 3개월 단위로 자동 차환 발행하는 구조로 짜졌다. 최종 약정만기는 기초자산인 대출채권과 동일한 2022년 9월16일이다.

LG상사의 우량 신용도(장기 AA-, 단기 A1)와 우리은행의 신용보강 등으로 ABCP 등급은 최우량 수준인 A1을 받았다. 최초 매출금리는 1.70%를 나타냈다. A1 등급 중에서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ABCP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우리은행은 실질적 여신 제공자로서 ABCP 업무수탁과 자산관리, 이자율스왑계약 등 발행과 관련해 포괄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조달은 10월 만기도래 회사채와 직간접적 영향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상사는 내달 16일 113회차 채권 4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아직 상환기일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회사채 발행 절차를 감안하면 적기 차환의 가능성은 낮다. 이번 대출 목적 역시 운영자금 용도로 명시했다.

LG상사가 보유한 내부자금으로 회사채 상환에 나설 수도 있지만 과거 대비 유동성이 많이 줄어 가능성은 낮다. 외부조달로 차환 수요에 대처해 유동성 유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릴 만한 상황.

LG상사는 6월말 현재 개별기준 3177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절대적으로는 적지 않은 규모지만 전년 4415억원보다 1238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총차입금은 전년말 1조340억원 대비 1500억원 가량 늘어난 1조1761억원에 달하고 있다.

◇ 그룹 신인도 저하도 원인?

회사채 시장에서의 평판이 전만 같지 않다는 점도 차환 발행을 접고 ABCP 시장을 찾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 당진탱크터미널 인수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개별 기준 순차입금은 6월말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8581억원까지 증가했다.

최근 실적 저하 역시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2분기 LG상사의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623억원의 거의 1/4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원자재가 하락, 환율 불안 등의 악재가 겹쳤다. 지난 5월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5년물 중심으로 미매각이 발생한 점 역시 차환 발행 포기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