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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독자 AP 개발' 가속도 붙나 제품 경쟁력 강화 '脫퀄컴' 필요성 인식 "연구개발 노력 강화"

정호창 기자공개 2015-10-06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5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보다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제조기술 상향 평준화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강도가 날로 심화되고 있어 미국 퀄컴 AP에만 의존해서는 제품 차별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처럼 독자 AP 개발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게 LG전자 경영진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지난 1일 MC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조준호 사장이 직접 나서 새 전략 스마트폰 모델인 'V10'을 공개했다. 그 동안 세간에서 '조준호폰', '슈퍼 프리미엄폰' 등의 별칭을 붙이며 출시를 기다려왔던 제품이다.

LG전자는 언론과 시장에서 제품 출시 전부터 '슈퍼 프리미엄폰'이란 요란한 명칭을 붙인 것 때문에 자칫 제품 출시 후 역풍이 불까 내내 긴장했다는 후문이나 다행히 제품 발표 후 관련 업계 및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전면 듀얼 카메라와 보조 디스플레이,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 32비트 사운드칩, 착탈식 배터리 등의 차별성을 갖췄고 출고가격도 비교적 낮게 잡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LG전자가 부진 탈출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공들인 흔적들이 여러 곳에서 엿보인다는 호평도 적지 않다.

다만 전자업계 등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약점은 제품의 기본 스펙이 경쟁사 프리미엄 기종에 비해 한 단계 아래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가 '스냅드래곤 808'로 상반기 LG전자가 출시한 G4와 동일하다는 점과 메모리(RAM)로 경쟁사 제품에 채용된 LPDDR4 보다 속도가 떨어지는 LPDDR3 제품이 탑재된 점 등이 꼽힌다.

하지만 LG전자 입장에선 이 같은 지적이 불편하다. V10에 탑재된 하드웨어 스펙이 제품 설계 목적이나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두 번째로 AP와 RAM 부품을 고르는 데 있어 LG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처럼 LG전자 역시 퀄컴으로부터 AP를 전량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할 부품에 대한 선택지가 적다. 퀄컴의 AP 중 프리미엄 라인 제품에 탑재될 만한 제품은 스냅드래곤 810과 808 정도에 그친다. 퀄컴이 차기 AP를 양산해 공급해주지 않는 한 LG전자가 새로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전자업계는 물론 LG전자 내부에서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시장 지위 상승을 위해선 독자 AP 개발을 통한 '퀄컴 의존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엑시노스'와 'A9' 등 독자 AP를 갖고 있는 것처럼, LG전자도 자사만의 고유한 프로세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 경영진 역시 독자 AP의 필요성을 인식해 2012년부터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뉴클런'이란 최초 독자 AP 개발에 성공해 'G3 스크린'이란 스마트폰 기종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LG전자 연구진은 후속 제품인 '뉴클런2'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자체 문제도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가 '발열 논란'에 휩싸여 시장 평판이 추락한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LG전자도 이 같은 사실과 문제점을 잘 알고 있어 퀄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P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퀄컴 의존도가 높아 발생하는 논란과 부작용을 내부에서도 인식하고 있다"며 "독자 AP 개발 능력을 확보하면 부품수급 다각화 등 회사 입장에서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어 향후 전략적 관점에서 연구개발 노력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사 사례에서 보듯 독자 AP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성능과 안정적 수율 등을 확보하는 데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진 퀄컴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AP 업체이기에 뉴클런 후속제품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퀄컴 칩과 자사 칩 사용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삼성전자가 구사하고 있는 제품 출시 전략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엔 엑시노스 AP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고, 미국과 유럽시장 등에는 퀄컴 칩을 장착한 제품을 출시하는 식의 투트랙 전략으로 자사 프로세서와 퀄컴 AP 사용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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