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조직·전략' 큰 폭 변화오나 윤종규 회장 취임 1년 조직 추스르기 성공적…지주 사장직 부활 계기 변화줄 듯
한희연 기자공개 2015-10-21 10:10: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0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가 이례적으로 사장직을 부활하면서 윤종규 회장이 은행업 업무에 집중할 여지가 생겼다. 따라서 국민은행 조직이나 전략 등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2년여 만에 사장직 부활…김옥찬 후보자에 비은행강화 과제 부여?
지난 19일 KB금융지주는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김옥찬 현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사진)을 신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후보자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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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KB사태가 임영록 지주 회장과 이건호 행장 사이의 불화로 키워졌던 터라, 내부에서는 은행장 선임을 다소 경계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들이 지주사 사장을 없애는 추세인데 반해 KB금융이 2년 여만에 지주회사 사장직을 부활한 것은 이 같은 내부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지주회사의 사장직이 부활하면서 KB금융은 김 후보자에게 비은행 계열사 강화 과제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사장 후보 추천 관련 자료에서 "KB 내부에서 역량을 키운 김옥찬 서울보증 사장을 지주 사장 후보로 추천했으며, 향후 지배구조 및 조직 안정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정착시키는데 그 의의가 있다"며 "윤종규 회장을 보좌할 수 있는 적임자로 김 후보를 선임함으로써 KB손해보험 편입 관련 PMI 추진, 증권사 인수 추진 등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이 한층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KB손해보험 인수와 대우증권 인수 추진 등 비은행 부문 강화 관련 업무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쪽 업무에 집중할 만한 적임자를 찾은 것"이라며 "KB출신 중 재무, 전략, 국제 등에 모두 능통한데다 서울보증과 피치 등에서의 경험도 있는 분을 모신 것은 아무래도 비은행 쪽 업무에서 활약해 달라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일 하는 스타일이 합리적이고 성격이 유하다는 평가가 많아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편"이라며 "손해보험 등 계열사 편입 등으로 그룹 전체적으로 조직 융합이 과제인 상황에서 조직을 잘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행집중 여지 생긴 윤 회장, 국민은행 변화줄 타이밍?
김 후보자 내정으로 윤 회장이 국민은행 역량 강화에 더 깊숙히 관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자연스레 나온다. 김 후보자가 비은행 강화 쪽에 치중하게 되면, 윤 회장은 그룹 업무에 있어 최종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은행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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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또 다른 관계자는 "원론적인 얘기지만 구도상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체제 하에서 지주사 사장은 비은행 업무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회장의 경우 사장 선임으로 생긴 업무적 여유를 은행에 쏟을 여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기점으로 국민은행의 전략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인사 이후 1년 여 동안 큰 폭의 인사를 자제해 왔다. 지난해 큰 이슈를 겪고 난 뒤 조직 추스르기가 최우선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난 7월과 8월 만료된 김종현 상무와 박정림 부행장의 임기도 올해 연말까지 연장했다. 취임 후 지금까지 본인과 호흡을 맞춰온 이들과 당분간은 계속 함께하는 편이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1년 간 국민은행 조직은 많이 안정되고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안팎으로 많이 나온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도 "영업점 직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자평하곤 한다. 윤 회장 입장에서는 그간의 안정지향에서 살짝 비켜나 혁신을 위한 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말 KB금융 창립 기념사를 통해 "지금까지가 금융그룹 정착을 위한 준비기였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One-Firm체계 구축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밝히며 방법론으로 강한 현장과 유연한 조직을 강조했다. 모든 분야에서 1등이 되자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의 임기가 3년인데, 첫 1년 간 중점을 뒀던 조직 추스르기와 몸 만들기는 상당히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리딩뱅크 탈환을 취임초부터 강조한 만큼 이를 위한 구체적인 드라이브를 걸 시점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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