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ELS '자체헤지'의 배신, 손실 눈덩이 우려 자체헤지 비율 50% 웃돌듯…조기상환 안되면 손실 추가확대

이승우 기자공개 2015-11-04 08:23:27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7일 16: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사들이 자산 운용(헤지: Hedge) 과정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글로벌 금융회사(IB)들에게 ELS 운용을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헤지를 하고 있는 증권사의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자체헤지 비율을 꾸준히 높여 왔다. 자체헤지 비율은 국내 ELS 잔액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체헤지 비율 50% 상회 추정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ELS 발행사의 자체헤지 비중은 지난 2010년 3월말 29%에서 2014년 3월말 44%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헤지 비중
국내 증권사 ELS 자체헤지 비중 추이(출처:한기평)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정 수준의 마진만 남기고 다른 금융회사에게 운용의 기회를 넘길지, 마진 수익에다 운용이익에 대한 기회를 선택할지는 ELS 발행사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 자체헤지를 할 경우 운용을 잘 하면 이익을 볼 수 있으나 반대로 손실 가능성도 있다. 최근 ELS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HSCEI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자체헤지를 한 경우 ELS 발행사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이다.

원리금비보장 ELS일지라도 헤지 자산 대부분은 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증권사들은 ELS 발행으로 운용해야 할 자금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이상 채권으로 헤지 자산을 구성한다. 나머지는 ELS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를 직접 매매하면서 헤지를 하는 것. 최근 증권사들의 ELS 헤지 손실은 기초자산 직접 운용에 따른 손실이다.

반면 간접 헤지, 일명 백투백 헤지는 기초자산 변동에 큰 영향이 없다. 수수료를 주고 글로벌 IB들에게 운용을 맡긴 것이기 때문에 ELS 발행사는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른 ELS 평가손실을 보지 않는다. 다만 백투백 헤지일 경우에도 수익률 스왑이 이뤄지는 계약이 체결돼 있어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추가 담보가 필요해 이에 대한 비용은 별도로 치러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자체 헤지 비중을 많이 늘려왔는데 만회가 어느 정도 됐겠지만 HSCEI 하락으로 헤지 운용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며 "잔액기준 1%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헤지 '소탐대실'…손실부담 확대 가능성 '잠재'

백투백헤지에 비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자체헤지 비율이 높아진 것은 금융위기 이전 정부의 금융허브 정책과 맞닿아 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국내 금융회사를 글로벌 금융회사로 육성하겠다며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는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영업과 전략을 독려했다.

ELS 시장과 관련해서는, 자체 운용을 통해 수익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 헤지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독려했다. 게다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백투백 헤지를 맡은 일부 글로벌 IB들이 ELS 운용 자산 상환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이는 자체헤지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된 계기가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자체헤지 비율에 대한 감독당국의 정책이 오락가락했었다"며 "그 중 글로벌 IB를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자체헤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감독당국의 독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각 사별 자체 헤지 비율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 추산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인 N사의 자체 헤지 규모가 4조원 규모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H사가 2조5000억원 , D사와 또 다른 H사가 2조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앞으로 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기초자산이 특정 가격 이하로 하락하는 녹인(Knock-In)이 되면 자체헤지를 하고 있는 증권사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 향후 지수 움직임에 따른 평가손실을 고객이 부담하게 되고 증권사는 추가적인 헤지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녹인이 되지 않고 또 조기상환도 안되는 경우가 증권사 입장에서는 최고의 부담인데 최근 HSCEI 움직임이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는 6개월내 조기상환에 맞춰 운용을 하는 증권사가 대부분이지만 조기상환이 되지 않으면 고객에게 줘야 할 수익을 내기 위해 증권사 헤지 부담이 커지고 또 이를 위한 비용도 늘어난다"며 "최근 국내 HSCEI 기초 ELS가 자체헤지 증권사에게 최악의 경우"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