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투자, 유앤아이와 16년간 '의리' 지켜 웃을까 과거 IPO 추진 무산...믿음 잃지 않고 3차례 투자 후 상장
김나영 기자공개 2015-11-16 08:32:01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IB투자가 16년간 투자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유앤아이가 12일 코스닥 기업공개(IPO)로 상장사 반열에 올랐다. 최근 바이오주의 출렁임이 심화되면서 유앤아이의 보통주를 보유한 아주IB투자의 행보에도 함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아주IB투자의 유앤아이 장기 투자를 두고 흔치 않은 사례라는 데 의견을 모으며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유앤아이는 상장 첫날인 12일 시초가 2만 8650원으로 시작했다. 최종공모가가 3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출발이다. 장중에는 등락하며 한때 2만 9200원까지 올랐다가 15%가 넘게 떨어지면서 종가 2만 4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일에 이익을 실현하려는 기관이 대거 물량을 팔아치우면서 하락했다.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아주IB투자는 2000년도부터 3차례에 걸쳐 유앤아이의 주식을 사들였다. 1차 투자는 2000년으로 보통주 12억 3600만 원어치를 인수하는 형태였다. 이후 감자와 몇 번의 증자를 거치면서 주식 수는 변동됐으나 당시 취득단가는 주당 5700원 수준으로 산정된다. 이 주식들은 지금까지도 아주IB투자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2차 투자의 경우 2007년 전환사채(CB)와 우선주를 섞어 4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1차에서 고유계정으로 투자했던 것과 달리 2차는 결성했던 조합을 통해 투자했다. 이 주식들은 2010년에 전액 회수됐는데 우선주는 소각하고 CB는 만기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펀드 만기에 따른 회수 일정 때문에 큰 수확을 보지 못하고 거둬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3차 투자의 경우 11개월 전인 2014년 12월에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30억 원어치를 인수했다. 투자금은 기결성한 2개의 투자조합에서 각각 20억 원, 10억 원을 조달했다. 지금까지의 총 투자금은 82억 원가량으로 회수금을 제외하면 42억 원가량이 남았다. 이 중 30억 원은 상장 후 의무보호예수 기간 1개월이 걸려 있다.
사실 1차 투자시기와 방법을 보면 다소 의문이 남는다. 아주IB투자가 기술보증기금의 자회사인 기보캐피탈이었던 것을 생각해야 한다. 아주IB투자는 당시 기보 자회사로서 따로 투자조합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주를 인수한 것도 공공성을 띤 기관 성격상 상환보다는 정책적인 육성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주IB투자의 유앤아이 투자 이유에는 IPO에 대한 기대감도 섞여 있었다. 유앤아이는 2000년대 초반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무산되는 아픔을 겼었다. 아주IB투자의 회수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했고 이때 취득한 보통주를 16년 동안이나 계속 들고 있게 만들었다는 시각이다.
공시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주IB투자는 현재도 유앤아이의 주요주주 중 하나다. 현재는 상장과 동시에 신주를 150만주 발행하면서 지분율이 3%로 내려갔으나 최근 증자 전까지는 지분율 4.87%를 유지했다. 2차와 3차 투자에서 사들였던 주식은 우선주와 CB, RCPS였으므로 지분율에 반영되지 않았다. 2차 투자분은 정리됐지만 3차 투자로 보유한 RCPS의 물량까지 고려하면 아주IB투자의 실제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유앤아이는 과거 한 차례 상장이 무산됐지만 보유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회사의 가능성을 믿으며 기다려왔다"면서 "벤처캐피탈이 벤처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일조하며 오랫동안 지원해온 케이스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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