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STX조선 구조조정 묘수찾기 '골몰' 채권단 내 의견 엇갈려…자구안 '변수' 작용 가능성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5-11-19 11:13:05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7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율협약 중인 STX조선해양 처리 문제가 조선업계와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STX조선의 명운(命運)을 쥔 한국산업은행(주채권은행)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추가 자금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라며 자율협약을 중단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채권은행별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무작정 법정관리를 추진하기도 어렵다. 일각에선 STX조선 차원에서 산업은행에 제출한 '인력 30% 감원·설비 25% 감축' 등의 자구계획안이 최종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일께 실사보고서를 내고 채권단 의견 취합에 나선다. 채권단 협의를 거쳐 이달 말께 STX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20일, 늦어도 23일까지 실사보고서를 내고 향후 STX조선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며 "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채권은행들도 보고서를 본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사보고서가 제출돼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 있지만 현재 STX조선에 수천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자율협약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당초 지난달까지만 해도 법정관리를 전제로 채권단 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초기만 하더라도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를 염두해 채권단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달 들어 비공식적이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등을 이유로 채권단 의견이 엇갈리면서 구조조정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 구조조정 범정부협의체에서 조선업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채권단 내 협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추가 자금지원이 어렵다며 법정관리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TX조선은 첫 단추를 잘못 꿴 사례로 무작정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 보다는 다른 구조조정 방안(법정관리)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책은행들은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이유로 자율협약 중단과 법정관리는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실사보고서가 나와야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다만 STX조선 법정관리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출입은행이나 농협은행 등의 경우 STX조선과 관련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5% 안팎의 수준이다. 법정관리시 수천억 원의 대손충당금 폭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STX조선 차원에서 제출한 자구계획안도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STX조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사무직과 생산직 등 인력을 30% 감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안을 수립해 제출한 상태다. STX조선 전체 인력 규모는 2600여명으로 700~800명 가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설비 감축을 통해 생산능력 25%를 감축한다는 방안이다. 블록공장으로 활용이 가능한 고성조선소 보다는 진해조선소의 설비 축소가 예상된다. 대우조선 등과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방안도 제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의 자구계획안이 어느 정도 반영돼 실사보고서가 나오는지에 따라 채권단의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이 채권단 내 합의를 이끌어내고 STX조선도 만족시킬 수 있는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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